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늦은 밤 발을 동동 굴렀다. 오후 10시를 훌쩍 넘긴 늦은 시간에 갓 돌을 넘긴 A씨의 아이가 38도 고열로 끙끙 앓았기 때문이다. 생각나는 건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이었지만 1시간가량의 대기시간,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는 복잡한 내부 등이 걱정됐다. 다행히 A씨는 대기시간 걱정 없이 더 저렴하게 연계 약국에서 약까지 받을 수 있는 ‘공공심야어린이병원(달빛어린이병원)’을 이용해 편안하게 치료를 받았다.
경기도는 이처럼 경증 소아환자 대상 야간·휴일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달빛어린이병원 2곳을 추가로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로써 경기도내에는 지난 2017년 평택 성세아이들병원, 고양 일산우리들소아청소년과의원을 시작으로 달빛어린이병원이 총 9곳으로 확대된다.
경기도는 최근 공무원과 의료인력 등으로 구성된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화성 동탄성모병원과 베스트아이들병원을 신규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야간과 휴일에 만 18세 이하 경증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응급실 과밀화 및 환자 불편‧비용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진료의사 3인 이상의 단일 병·의원(상급종합병원 제외)을 지정한다.
지정병원마다 1~2곳의 협약약국도 운영해, 진료뿐만 아니라 약도 받을 수 있다.
환자들은 진료비를 평균 1만3000원만 부담하면 돼 평균 약 3만9000원인 응급실에 비해 저렴하다.
달빛어린이병원은 보통 평일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도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없는 시·군을 우선적으로 추가 지정, 의료 사각지대를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매년 신규 지정병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내 달빛어린이병원 이용 실적은 2018년 7만1040건, 2021년 13만3359건, 2022년 6월 기준 21만7252건 등 점점 증가 추세다.
류영철 도 보건건강국장은 “최근 3년간 국내 소아응급실 이용자의 절반가량이 경증 환자”라며 “달빛어린이병원을 확대해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하면서 환자들 이용 불편을 덜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