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관련한 여러 논란을 언급하며 대통령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탁 전 비서관은 지난 9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만들지 않는 것과 관련해 “상황이 이 정도 됐는데 왜 2부속실을 안 만드나.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부속실은 여러 비서관실 중 하나인데 지금은 대통령 부속실을 같이 쓰고 있다”며 “그 의미는 대통령의 권한을 그대로 쓸 수 있는 것과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의 ‘고가 장신구’ 재산 신고 누락 의혹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이) 처음에는 현지에서 빌렸다고 했는데 제일 비싼 보석은 빌려주는 게 아니다”며 “보석상이 빌려줄 정도면 몇억원, 몇십억원대여서 실제로 그 일을 하는 분들에게 6000만원짜리는 빌려주는 보석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월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장신구가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누락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직선거법상 고위공직자(배우자 포함)는 품목당 500만원 이상의 보석류를 보유할 경우 재산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렸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것으로 금액이 신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탁 전 비서관은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이 60억원짜리도 아니고 6000만원짜리 보석을 빌려 달라는 것도 남사스러운 일이고 빌렸다고 얘기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며 “전 세계 까르띠에 매장 어디를 가보라. 6000만원짜리 빌려주는 게 있는지. 저건 파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의 의전이나 홍보 등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그는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한 윤 대통령의 사진을 지적하면서 “얼마나 급박하게 했으면 국방부 마크가 걸려 있던 본드도 제대로 제거를 안 했다”며 “봉황 마크라든지 대통령을 상징하는 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이 태풍 ‘힌남노’ 수해 복구와 관련해 휴대전화로 지시하고 있는 사진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서도 “수해 현장에 기본적으로 휴대폰을 들고 가면 안 된다”면서 “그런데 대통령이 휴대폰으로 현장과 연결하는 것을 왜 공개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위기관리망이 통신사보다도 못한 것이다. 수많은 장비를 왜 갖다 놨느냐”며 “보안 앱이 깔려 있는 비화폰이라도 그걸 왜 공개하나. 그게 위기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비화를 언급했다. 탁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통령은 비공개로 실제 수해 지역을 갔다 온 적이 있다. 물이 어느 정도 찼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와서 합당한 지시를 내린 적이 있다”면서 “현장에 갈 때도 (수행원을) 줄줄이 데려가는 게 아니다. 그 읍이 침수되면 읍장을 만나는 게 장차관 만나는 것보다 중요하다. 대통령이 뭘 한다는 걸 자꾸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