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은 국가부도를 겪는 스리랑카에서 생존을 책임지는 곳이 됐고 어느새 ‘라이프 가든(life garden)’이라 불리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스리랑카에서 한국을 찾은 A목사의 증언이다. A목사는 제10차 아시아태평양침례교연맹(APBF) 대회 마지막 날인 7일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에서 언론의 요청으로 인터뷰에 나서며 현재 스리랑카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며 기도를 요청했다.
중산층 비율이 높았던 스리랑카는 정부의 부정부패와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위기를 맞았고 지난 5월 국가부도를 선언했다. A목사는 “국가부도로 나라가 쑥대밭이 됐다”며 “(국가가 보유한) 외화는 ‘제로’라 기본적인 생필품마저 수입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가장 필요한 건 기름과 의약품이다. 기름이 없어 차량 운전은 물론 전기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주유소 앞엔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그는 “하루에 최대 13시간을 전기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리랑카 교회들은 현지인 돕기에 나섰다.
A목사는 “스리랑카 지역교회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주일에 2번씩 커뮤니티키친을 열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또 주민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병원 2곳을 선정해 의약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APBF의 구호활동 기관인 APBaid와 한국 선교사들도 동참했다.
A목사는 “(APBaid는)지난해 말 150여명에게 각자의 집에서 소규모 농장을 지어 자급자족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했다. 우리는 이를 ‘라이프 가든’이라 부른다”면서 “한국인 선교사들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현지 교회들은 농업 연구원들과 함께 스리랑카 토양에 맞고 소규모 농장에도 심을 수 있는 씨앗 품종을 수집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시대에 교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A목사는 “우리는 제사장·예언자로서 기도해야 하고 잘못된 일들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며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해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