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뵙는 부모님 ‘뼈 건강’ 괜찮을까

입력 2022-09-10 04:10
사진 프리픽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처음 맞는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의 뼈 건강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 2년여간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부모님을 직접 뵙기에 많은 제약이 따랐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50세 이상일 경우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 건강이 나빠질 수 있는데, 가벼운 낙상 사고가 골절을 넘어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 큰 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뼈 건강’을 필수로 점검해보는 것이 좋겠다.

부모님이 50·60대가 되면 골량이 현저히 줄어들며 여성의 경우 폐경을 겪으면서 더 급격한 골소실이 진행된다. 이런 골소실은 골다공증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골다공증 환자는 재채기를 하거나 가구에 부딪히는 정도의 가벼운 움직임만으로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한 번의 골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 3차 골절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각별히 골절을 예방해야 한다.

골다공증을 진단받은 환자는 지속적인 약물 치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골다공증 환자 중 약물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명 가운데 약 3명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약 67%는 1년 이내에 치료를 중단하고 있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먹는 약과 주사제가 있는데, 먹는 약의 경우 주 1회 혹은 월 1회 복용 후 30분 이상 공복 상태를 유지해야하는 등 복용법이 까다롭고, 위장이 안 좋은 환자는 속이 쓰리거나 거북함을 느낄 수 있다.
주사제는 투약할 때 마다 병원을 찾아야 하거나 스스로 매일 주사해야 되는 번거로움과 함께 주사 후 근육통, 관절통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치료 과정에서의 불편함에 비해 증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은 체감하기 어려워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많다.

국립암센터 산부인과 이동옥 교수는 10일 “부모님이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은 적 있는 경우 약물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자녀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골다공증은 치명적인 골절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치료율이 매우 낮다. 척추 골절 환자의 72%, 엉덩이관절 골절 환자의 59%는 골절 발생 후 5년 안에 재골절이 일어나며 50세 이상에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엉덩이관절 골절 환자 약 6명 중 1명은 1년 이내 사망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노인에서 골절이 발생할 경우 거동이 불편해지고 이로 인해 폐렴, 색전증(혈관이 막힘) 등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 사망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단 골절이 발생하면 독립생활이 불가능해 지면서 가족의 간병이 필요해 지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골다공증을 가진 부모를 둔 자녀들은 골다공증 검사 결과와 치료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보고 치료 의지를 높일 수 있는 골다공증 혈액검사를 건강검진 항목에 추가하는 것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

골다공증 혈액검사로 불리는 ‘P1NP·total procollagen type 1 amino-terminal propeptide)검사’ ‘CTX(C-telopeptide of collagen type 1)검사’는 생화학적 골 표지자 검사다.
우리 몸 속의 뼈는 평생 동안 형성과 흡수를 반복하며 10년이 지나면 새로운 뼈로 모두 교체된다. P1NP는 뼈 형성, CTX는 뼈 흡수와 관련있는 단백질로 해당 수치를 측정하면 3개월 만에 치료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약물의 치료 경과를 단기간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그 결과를 바탕으로 약물의 순응도까지 판단할 수 있어 앞으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1NP 검사와 CTX 검사는 피 검사로 비교적 간편하다. 또한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약물 치료 전 자신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1번, 약물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2번, 총 연 3회까지 건강보험 이 적용돼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없이 받을 수 있다.

이 교수는 “P1NP 검사와 CTX 검사의 경우 국제골다공증재단과 국제임상화학회가 치료 모니터링 및 골절 위험도 예측을 위해 표준검사로 권고하고 있다. 평소 부모님의 뼈 건강이 걱정됐던 자녀들은 현재 상태가 어떤지 면밀히 살펴보고 앞으로도 꾸준히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석 이후 날씨가 더 추워지면 몸이 움츠러들고 눈, 비 등으로 인해 미끄러워진 바닥에 넘어지면 골다공증성 골절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검사와 치료를 통해 미리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