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이런 ‘아마추어’ 이웃이라니요~! [아살세]

입력 2022-09-10 00:02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는 건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일입니다. 나의 모든 생활 방식을 낯선 환경에 적응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또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맺어야 하는 인간관계도 적잖은 스트레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이웃이 있다면 얼마나 고마울까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사 간 동네 이웃으로부터 환영의 선물을 받았다는 훈훈한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오늘 이사했는데 이웃집에서 이렇게 주고 가셨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이웃에게 받은 선물 사진과 메시지를 함께 공개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이웃은 그에게 큰 상자 하나를 건넸습니다. 상자 안에는 복숭아, 자두, 포도가 색깔별로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상자엔 ‘이곳으로 이사 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아마추어의 생산품이라 볼품이 없습니다’라는 환영의 메시지도 함께 적혀있었습니다.

해당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너무 훈훈하다며 좋은 이웃을 만나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멋진 이웃과 같이 지내는 것도 행운이다’ ‘이곳으로 이사 가고 싶으니 주소를 알려달라’ ‘싱싱한 과일이 보인다. 참 따뜻하다’ ‘아직 살맛 나는 세상이다’ ‘저 과일에는 당도가 아니라 마음이 담겨 있다’ ‘괜히 뭉클해서 눈물이 난다’ ‘옆집에 천사가 살고 있다’ ‘글을 보자마자 감탄이 나왔다’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사 소식과 함께 올라온 따뜻한 사연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지난 5월엔 새로 입주한 신혼부부가 ‘좋은 이웃이 되겠다’며 아파트에 선물을 돌린 이야기가 누리꾼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습니다.

글쓴이 B씨는 당시 커뮤니티에 ‘젊은 부부가 이사 온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요. B씨는 “외출하고 돌아와 보니 현관 손잡이에 선물 꾸러미가 걸려 있었다”며 종이봉투와 그 안의 선물 사진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B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종이봉투 안에는 20ℓ짜리 종량제 봉투와 KF94 마스크가 각각 3개씩 들어있습니다. 종이봉투 앞에는 부부가 작성한 쪽지도 붙어있습니다. 자신들을 예비 입주민이라고 소개한 부부는 “5월 30일부터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표는 승강기 앞에 부착하겠다. 공사로 인해 여러 불편을 드리는 점, 정말 죄송하다”고 쪽지에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아가, 어르신, 학생들이 함께하는 공간임을 잘 알기에 최대한 안전하고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입주 후 좋은 이웃이 되겠다. 고맙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부는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 상황에 대해 사과를 전하고자 이런 선물과 쪽지를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선물을 받은 B씨는 게시글 말미에 “젊은 부부의 앞날이 눈에 선하다. 마구 시끄러워도 괜찮으니 멋지게 리모델링해서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남겼습니다.

최근 이웃 간 갈등으로 인한 사건, 사고 뉴스가 자주 보도되는데요. 아직 우리 주변에는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고 생각하는 좋은 이웃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추석, 남은 연휴 동안에는 평소 바빠서 인사를 나누지 못했던 이웃과 맛있는 음식으로 작은 마음을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