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강원 춘천시 부귀리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고(故) 정준언 일병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8일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고인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오는 21일 호국영웅 귀환 행사(신원확인 통보행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유해발굴감식단과 육군 702특공연대 장병의 노력으로 발굴된 6·25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10년 만에 확인된 것이다.
조사 결과 고인은 1930년 7월 18일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에서 3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농사를 지으며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부양하던 가장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는 북한군이 대한민국 90%를 점령해 낙동강 방어선 전투가 한창이었던 1950년 9월 20일 입대했다. 급한 상황에 투입된 그는 가덕도로 이동해 총 쏘는 방법만 훈련받은 채 국군 제9사단 소속으로 일선에 배치됐다 세상을 떠났다.
국유단은 2012년 발굴 중 지하 0.2m 깊이에서 고인의 팔 뼈를 처음 식별됐다. 이후 정밀 감식을 통해 왼쪽 위팔 뼈와 오른쪽 정강이 뼈가 잔존한 것도 확인했다. 유품으로 단추가 함께 발굴됐다. 다만 당시에는 신원을 특정할 수는 없었다.
이후 유해가 발굴되고 10년이 지난 2022년 4월에서야 보다 정밀한 유전자 분석 끝에 고인과 유가족인 남동생 정현숙씨와의 관계가 확인됐다.
정씨는 “어렸을 적 학교에서 반장이 된 뒤 마을 사람들에게 밤낮으로 자랑하던 형님”이라며 “군에 가고 소식이 없다가 찾았다고 하니 불쌍한 형님 생각에 눈물이 난다. 형님을 찾아준 국방부에 정말로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국유단은 6·25전쟁에 참전했으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친인척이 있으면 국유단 대표번호(☎ 1577-5625)로 연락하거나 보건소, 보훈병원, 군 병원 등에서 하는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료 채취를 희망하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생계 때문에 방문이 어렵다면 국유단이 직접 찾아갈 수도 있다. 6·25전쟁 국군 전사자와 당시 경찰, 학도병, 유엔군 등의 유해 소재를 제보하면 최대 70만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되면 최대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2000년 4월 유해 발굴 사업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6·25 전사자 총 196명의 유해 신원이 확인됐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