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보다 비싼 추석…반년새 성수품 가격 13.1% 올라

입력 2022-09-09 07:00

급격한 물가 상승세에 성수품 가격도 대폭 올랐다. 지난 2월 설날 이후 7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성수품 가격은 평균 13.1% 올랐다. 설보다 비싼 차례상을 차려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가중됐다.

정부가 관리하는 20대 성수품은 배추 무 사과 배 양파 마늘 감자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잣 명태 오징어 갈치 참조기 고등어 마른멸치다. 이 중 13개 품목의 가격이 반년 새 인상됐다. 5개 품목의 가격은 하락했다. 밤과 대추는 통계청에서 품목별 물가 조사를 하지 않는 품목이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가격이 상승한 13개 품목은 7개월간 평균 13.3% 올랐다. 특히 배추(81.0%)와 무(87.5%)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차례상에서 뺄 수 없는 사과(14.5%)와 배(4.2%) 가격도 크게 올랐다. 돼지고기(10.7%) 닭고기(11.9%) 명태(10.6%) 등 한가위 차례상에 꼭 필요한 식재료도 7개월 새 비싸졌다.

장마, 태풍 피해 등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인상되면서 차례상 비용은 실시간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지난 1~2일 제수용품 24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차례상을 차리기 위해 4인 가족 평균 32만3268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협의회가 지난달 18~19일 같은 품목을 조사했을 때는 평균 비용이 31만8097원일 것으로 봤다. 2주 사이에 비용이 1.6% 오른 것이다. 그동안 수산물(27.0%)과 과일(4.4%)의 가격 상승이 가파르게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제 차례 비용과 국민이 생각하는 적정 차례 비용간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국민 다수는 10~20만원을 차례상 적정 비용으로 생각하고 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가장 적정한 차례 비용’을 조사한 결과 37.1%가 ‘10만원대’라고 답했다. ‘20만원대’라고 응답한 사람도 27.9%였다. 절반 이상이 차례 비용으로 20만원대 이하 지출을 희망하고 있었다. 실제 비용과 가까운 ‘30만원대’가 적정 차례 비용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0.4%에 그쳤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