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르 “세계선수권, 국제 레벨서 싸우는 게 목표” [풀인]

입력 2022-09-09 05:30
[풀인]은 ‘풀인터뷰’의 줄임말입니다. [풀인]에서는 지면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생생한 목소리로 풀어놓습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국민일보와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은 화상인터뷰 영상 캡처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취임 후 첫 국제대회인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큰 바위가 앞에 있다. 처음엔 움직이지 않겠지만 계속 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썼지만 영광은 짧았다. ‘월드클래스’ 김연경은 물론 V리그 스타인 양효진 김수지 등 대표팀 주축들이 은퇴하면서 세대교체에 들어갔고, VNL에서 12전 전패를 당했다. 대회 후반부로 갈수록 경쟁력이 조금씩 드러나긴 했지만, 국제 레벨과의 격차를 뼈저리게 느끼고 한국 배구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맞닥뜨리게 된 계기였다.

세자르호는 오는 23일부터 네덜란드·폴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반등을 위해 지난달 1일부터 담금질 중이다. 오는 11일 불가리아로 출국해 연습경기를 가진 뒤 세계선수권으로 향한다.

세자르 감독은 지난달 30일 화상, 지난 2·4일 서면으로 국민일보와 인터뷰 했다. 과거 100㎞ 울트라마라톤 등 한계에 도전하는 것을 즐겼다던 그는 현재 한국 여자배구와 함께 또 한 번 한계에 도전한다. 세자르 감독은 “국제적 수준은 한국에서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피지컬과 훈련 강도를 높여야 한다”며 “세계선수권에서 상대가 누구든 경쟁력을 갖고 경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자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로 바쁠 텐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하 세자르) 오히려 제가 감사합니다. 세계선수권 준비로 바쁘지만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은 항상 찾을 수 있습니다.

기자 한국어 과외도 받는다고요.
세자르 한국어 선생님이 스페인에 있어서 한국에 있는 동안은 시차 때문에 레슨을 못 받고 있습니다. 대신 겨울에 필기해뒀던 걸 혼자 공부하고 있습니다.

기자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을 맡은 지 1년이 다 돼갑니다.
세자르 처음에는 어려운 도전으로 느꼈습니다. 도쿄올림픽이 끝나고 몇몇 선수들이 은퇴를 했고, 감독이 된 뒤로는 ‘미래를 염두에 두고 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새 선수를 발굴하고 새 팀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미래에 함께 팀에서 일할 수 있는 선수들과 과정 중에 있습니다.

기자 수석코치에서 감독이 됐습니다. 어떤 점이 다르고, 어려운가요?
세자르 어려운 점은 딱히 없고 역할 차이는 있습니다. 수석코치로서는 책임감이 덜했는데 감독은 전부 책임져야 합니다. 선수와 스태프를 고르고, 훈련을 준비하고, 선수들에게 상대팀 정보를 알려주고, 협회와 구단들과 대화도 해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커졌습니다. 한국에서는 언어가 달라서 하고 싶은 말을 전하기 위해 한국어를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VNL, 좌절과 가능성

기자 김연경이라는 위대한 선수가 빠지는 등 세대교체 상황에서 팀을 맡았습니다. 2022 VNL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큰 바위를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고, 최선을 다했겠지만 VNL에서 전패했습니다. 바위가 꿈틀댈 가능성을 봤나요?
세자르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노력 중인 상황입니다. 바꿔야 할 부분이 많고,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많아 좀 어렵습니다. 변화를 모두가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있고요. 천천히 우리 주위에서 우리의 방식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야 하고, 우리의 목표에 도달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여전히 바위를 밀고 있는 단계인데 아직 움직이진 않았습니다.

기자 변화에 모두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세자르 한국을 특정한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람은 익숙한 것을 바꾸는 게 어렵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다른 결과를 위해서는 해오던 것과는 다른 것들을 시도해야 합니다. 국제적 수준에서 경쟁을 하려면 바꿔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VNL 때 확실히 느꼈듯 국제적 수준에서의 경쟁이 안 됐습니다. 하던 대로 하면 결과도 같을 겁니다. 이런 부분에서 변화에 우호적이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고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기자 VNL에서 부상이 많이 나온 것 같은데요.
세자르 부상에 관해서는 늘 같은 예시를 듭니다. 교통사고가 날 경우, 시속 50㎞로 달리는 차는 심각한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적지만 시속 100㎞로 달리는 차는 보다 심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이는 ‘차’가 아니라 ‘속도’에 있습니다. 국제적 수준은 한국에서보다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한국 선수들은 6~7개월 구단에 소속됐다가 VNL에 가면 강도가 세집니다. 그래서 (적응을 위한) 훈련 강도를 높여야 합니다.

또 많은 선수들이 부상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진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노란(KGC인삼공사) 선수가 불행한 케이스였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관리 가능한 부상이었습니다. 모든 나라, 모든 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상이었습니다. 빨리 회복 시켜서 다시 코트 복귀시키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VNL에선 후반으로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세자르 선수들에게 “마지막 이탈리아와 중국과의 두 경기는 경쟁력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이길 가능성도 봤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11~12번째 경기였습니다. 대회 중에는 하고 싶은 대로 훈련할 수 없었고, 시간도 2시간밖에 없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도 선수들이 경기를 뛰며 국제 수준에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표팀이 국제대회에 나가고, 친선경기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시속 100㎞로 이동하는 팀들과 경기하면 처음은 어렵지만 120~130%로 더 밀어붙여야 한다는 걸 이해합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국민일보와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은 화상인터뷰 영상 캡처

“근본적인 부분을 모두 바꿔야 합니다”

기자 세계선수권 준비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세자르 기존 계획은 아시안게임을 통해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는 것이었는데, 아시안게임이 연기되면서 바로 세계선수권에 가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최선의 준비는 아니지만,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의 물병에 매일 물 한 방울을 넣은 과정이다. 한 달을 넣어도 거의 비어있어 보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매일 한 방울씩 넣어야 한다. 그러면 천천히 그 물병도 결국 차게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바로 물병을 채우는 건 힘들기 때문에 시간과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자 지난 시즌 5관왕(튀르키예 슈퍼컵, 튀르키예컵, 국제배구연맹 클럽선수권,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을 차지한 바키프방크 수석코치로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 선진 배구를 가까이서 봤을 텐데요. 프로팀과 국가대표팀을 1대 1로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대표팀에 이식시키고 싶은 게 있을까요?
세자르 기술·전략·피지컬 등 근본적인 부분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선 2m나 195㎝ 등 신장이 큰 선수들이 있고, 기술·전략적으로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부분들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또 한국 리그는 주로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만 경기를 하는데, 바키프방크는 다른 나라들과도 경기를 합니다. 한국에서는 일본, 중국, 태국 팀과 시즌 중 경기하는 일이 없습니다. 또 외국 선수가 팀에 1명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튀르키예 리그가 좀 더 국제적 레벨인 것 같습니다.

기자 시스템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훈련 외적으로는 어떤 걸 변화시키고자 하시는지요.
세자르 한국 배구 시스템에서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훈련하는 방식, 회복이 얼마나 중요한지 선수가 인식하는 것, 음식, 영양, 피트니스 운동, 배구 훈련에서 퍼포먼스의 중요성 등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개선하려 합니다.

기자 선수 선발은 어떤 기준이었을까요.
세자르 팀에 가장 좋은 옵션이라 생각하는 선수를 뽑았습니다. 지금은 이곳에 온 선수들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고, 미래를 고려해 지금의 팀이 제일 좋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VNL을 치르고 상대 팀들도 보면서 가장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하려 했습니다.

기자 선수풀이 넓지 않아 선발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비슷한 고민을 하는 프로팀들도 있습니다.
세자르 다른 나라에 비해 선수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게 변명이 돼선 안됩니다. 고교 선수들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선수 수가 충분하지 않다면 최소한 데리고 있는 선수 수준이 국제적 수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자 대표팀 선발 인원, 차출 시기 등을 둘러싸고 세자르 감독과 V리그 구단 간 갈등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일부에서 나옵니다. 소통에 어려움이 있나요?
세자르 한국의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V리그는 매우 좋은 상품이고, 프로모션 역시 굉장히 좋습니다. 코보컵에 갔을 때 체육관은 거의 매일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한국 배구에도 좋은 일입니다. 구단들도 좋은 체육관, 피트니스 기구들 등 좋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숙소 시스템이 좋습니다. 유럽은 그렇지 않습니다. 선수들을 거의 그대로 데리고 1년 내내 훈련하는 건 좋습니다. 여름 컵대회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대표팀의 현실이 있습니다. 대표팀이 1~2주만 준비해서 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저는 구단과 협력해서 대표팀이 국제 수준에서 배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한국 배구를 계속 발전시키는 것과 국제대회 준비를 동시에 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의 배구 인기는 구단들 덕분인 동시에 대표팀의 활약 때문이기도 합니다. 둘 중 하나를 빼면 지금과 같은 인기가 미래에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기자 코보컵을 직관했는데 어땠나요?
세자르 외국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아 흥미롭게 봤습니다. V리그 경기보다 전술적으로 복잡했던 거 같습니다. V리그에서는 공격 대부분이 외국인 선수에게 맡겨지는데, 코보컵에서는 다양한 공격들이 이뤄졌습니다. 미들블로커를 더 사용하거나 후위공격도 많이 있었고, 공격 콤비네이션도 사용했습니다. 배구의 전술적 부분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기자 배구는 감독뿐만 아니라 코트 내 선수 사이에서의 리더십도 중요합니다. 이전에는 이 역할을 해온 김연경 선수가 은퇴했습니다. 이에 대한 고민은 없으신가요.
세자르 김연경은 여전히 훌륭한 선수이고, 동시에 훌륭한 주장이었습니다. 아직도 가끔 연락을 합니다. 선수로서든 주장으로서든 김연경을 대체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 역할을 이어받은 박정아 선수의 어려움도 이해합니다. 그렇게 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자 감독이 보는 새 주장의 강점은요?
세자르 올림픽 2번 출전의 경험이 있습니다. 또 우리가 가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입니다. 도쿄올림픽 때 김연경도 잘했지만, 일본전에서는 박정아 덕분에 이긴 것도 있습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좋은 주장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스스로를 믿어야 합니다.

박정아 외에도 현재 대표팀에 굉장히 만족합니다. “다른 결과를 원한다면 많은 부분을 바꿔야 한다”고 했을 때 선수들 모두 바로 이해해줬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일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세계선수권 목표는요?
세자르 우선 첫 조별예선 통과입니다. 튀르키예, 폴란드, 태국, 도미니카공화국, 크로아티아와 겨뤄 두 번째 라운드로 진출하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4팀인 이탈리아·브라질·미국·세르비아와 같은 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약한 팀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상대가 누구든 모든 경기에서 경쟁력을 갖고 경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자 한국은 다른 나라에 높이가 비해 낮습니다. 높이는 훈련으로도 한계가 있을 텐데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세자르 피지컬 부분에서 피트니스에 집중하고 있고, 하루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볼 훈련입니다. 국제 수준에서 경쟁은 시속 150㎞(비유적 표현)로 이동해야 합니다. 매일 2시간 동안 150㎞로 달리려면 피지컬이 강해져야 합니다. 근육, 파워, 가동성도 좋아야 합니다.

전략적으로는 빠른 속도를 내야 합니다. 가능한 최고의 콤비네이션을 찾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최소한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공격성공률이 40% 이상은 돼야 합니다. 경기에서 이기려면 45~50%는 나와야 합니다. 지난 VNL에서 한국은 34%였습니다. 더 향상시켜야 합니다. 더 빠르게 공격하고, 우리가 가진 최고의 공격수들을 최고의 위치에서 쓰는 것, 혹은 블록 아웃을 낸다거나 커버(블록에 맞춘 후 커버해서 다시 공격 기회를 잡는 것)를 내는 등 훈련의 80% 이상이 공격에 맞춰져있습니다.

기자 수비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세자르 배구에서 키포인트는 사이드아웃(상대 서브 상황에서 리시브 후 득점을 통해 서브권을 가져오는 것) 상황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겁니다. 서브 리시브가 잘돼야 하고 토스를 잘 올린 뒤 강한 공격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공격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점점 피지컬이 중요해지면서 상대를 수비로 막는 게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블록이 강화되면 수비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브레이크 포인트 상황에서 더 자주 일어납니다. 그보다 승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이드아웃 상황의 서브 리시브와 이후 공격입니다. 수비 상황보다 리시브 상황이 중요합니다. 당연히 블록과 수비 시스템도 개선하려 합니다. 상대 사이드아웃 상황을 막음으로써 그들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11일 불가리아로 떠납니다. VNL 때는 사정상 주로 영상으로 팀과 교류했는데 이번엔 선수들과 보다 가까이서 함께 했습니다.
세자르 클럽 일정으로 어려웠던 건 사실이고 이 때문에 VNL 이틀 전에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VNL 기간 훈련진행도 어려웠습니다.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는 6주간 같이 훈련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시스템과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누면서 준비가 더 잘 됐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대회까지 실제 레벨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불가리아와의 연습 경기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국제적 레벨의 팀이고 우리 위치를 정확히 알려줄 겁니다. 불가리아에서 바로 대회로 넘어가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지만 우리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고 준비가 됐는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인간 세자르

기자 지향하는 리더십, 롤모델이 있나요?
세자르 배구계 안팎의 감독들에 대해 많이 보고, 읽고, 배우고 그들이 팀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이해하고 필요한 부분은 적용하려고 합니다. 함께 일했던 코치들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카를로 파리시, 스페인 대표팀에 있을 당시 감독인 파스쿠알 사우린, 귀도 베르마엘렌,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같이 일했던 스테파노 라바리니, 그리고 리더십 부분에서 최고로 여겨지는 지오반니 구이데티와 같이 일하는 건 정말 특혜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배우고 훈련에 적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기자 카를로 파리시 감독이 “세자르 추천으로 이다영을 영입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다영 선수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나요?
세자르 다영 선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습니다. 카를로 감독이 속한 구단의 SNS로부터 이다영 선수가 카를로 감독과 같이 일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카를로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려고 연락을 했고, 카를로가 그 구단의 감독이 되기 전에 이미 구단이 이다영 선수와 계약을 한 상태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선수를 추천하거나 미리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자 ‘인간 세자르’도 궁금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성격이나 성향은요?
세자르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고 외향적입니다. 배구와 배구감독으로 일하는 것을 사랑합니다. 스카우터, 수석코치, 트레이너 등으로 일하며 얻은 교훈과 카를로, 스테파노, 지오반니와 같이 일하며 전보다 더 나은 감독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배구가 가져다주는 모든 경험을 즐기려 하고 매일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기자 여가시간에 어떤 걸 하시나요. 배구 외 관심분야는요?
세자르 사이클, 러닝, 숲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잘 나가지 못하지만 산에 가는 것도 즐깁니다. 스마트폰, 음악 등을 모두 내려놓고 산을 타는 시간은 마음을 비우고 훈련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 때문에 제게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마라톤을 뛰거나, 100㎞ 러닝처럼 제 한계를 마주할 수 있는 도전을 즐겼는데 요즘은 준비 시간이 없어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러닝을 즐기고, 그 외에 기타 연주나 가족들과의 시간을 좋아합니다.

기자 한국 팬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자르 늘 감사합니다. 매일 지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VNL에서 한 번의 승리도 안겨드리지 못했음에도 항상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신 데 대해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계속 해외에서 경기가 진행돼 한국에서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경기를 보여드리고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