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부부, 과거 “죽이겠다” 협박한 유튜버에 추석 선물

입력 2022-09-08 07:55 수정 2022-11-24 11:18
김상진TV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자신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걸리면 죽는다”고 협박했던 극우 성향 유튜버에게 추석 선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 실시간 방송을 통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서 받은 추석 선물을 공개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명절을 맞이해 ‘국가와 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한 각계 원로·호국 영웅 및 유가족·사회적 배려계층’ 등 각계 인사 1만3000여명에게 추석 선물을 보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김 대표가 공개한 선물 상자 옆면에는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아래에는 김 대표의 이름과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가 기재돼 있었다. 이 선물 세트는 전남 순천, 전북 장수의 매실·오미자청, 경기 파주의 홍삼 양갱, 강원 원주의 볶음 서리태, 충남 공주의 맛밤, 경북 경산의 대추칩 등으로 구성됐다.

김 대표는 “국민들에게 보내는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대표해서 받았을 뿐, 제가 잘나서 받은 것도 아니고, 여러분 전체에게 보내는 선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내외께서 보내주셨기 때문에 기뻐하시길 바란다”며 “팬클럽 사무실에 비치하겠다”고 했다.

김상진TV 페이스북 캡처

김 대표는 윤 대통령 부부가 보낸 카드를 직접 낭독했다. 이 카드에는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묵묵히 흘린 땀과 가슴에 품은 희망이 보름달처럼 환하게 우리의 미래를 비출 것입니다. 더 풍요롭고 넉넉한 내일을 위해 국민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담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혔다.

김 대표는 방송에서 “대통령님께서 대표님을 아시는 거냐”는 질문에 “(선거) 운동을 많이 했잖아”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 사저가 있는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진보성향 단체들이 집회를 열자 ‘맞불집회’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2019년 4월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대통령 집 앞을 찾아가 “너 잘못 걸리면 죽는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결정을 촉구하면서 이뤄진 일이었다. ‘검사장에 대한 살해 협박’으로 논란이 커졌고, 김 대표는 그해 5월 검찰에 구속됐다가 구속적부심 끝에 석방돼 결국 불구속 기소됐다.

김 대표의 재판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아직 진행 중이다. 김 대표 측은 지난 7월 기피 신청을 했으나 지난 8월 26일 기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팬클럽 ‘열지대’의 회장을 맡고 있다. 대선을 전후해 윤 대통령에 대한 태도가 180도 달라진 셈이다. 열지대는 지난 6월 청와대 앞 분수대에 윤 대통령 부부의 웨딩 등신대를 설치했다가 사진 무단 도용이라는 논란이 커지자 이를 철거하는 일도 있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