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집중호우에 이어진 태풍 ‘힌남노’ 여파에 채소 가격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더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추석 연휴 이후 겨울을 앞두고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임성찬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 회장은 7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8월 중순부터 비가 많이 와서 탄저병 등 병충해가 심했다. 채소는 단기간 농사를 지어 피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채소는 비가 많이 와서 잠기면 썩고 부패해 폐기할 수 밖에 없어 심각하다”면서 “(체감상) 작년 대비 2, 3배 정도 올랐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힌남노가 강타한 지난 6일 기준 배추 10㎏ 중품 가격은 3만4040원으로 일주일 전인 8월 31일보다 42.4%,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182.4% 급등했다. 무 역시 상품 20㎏ 가격 역시 4만180원으로 일주일 새 44.8% 급등했다. 작년 대비로는 227.7% 상승이다. 깻잎 가격도 2㎏ 상품 한 박스에 5만2480원으로 일주일 전 대비 14.7% 올랐다.
이미 많이 오른 채소가격에 비해 안정적인 과일 물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거나 선물용으로 수요가 많아 다른 품종보다 일찍 수확하는 사과나 배 같은 품종(조생종)은 상당 부분 수확이 이미 돼 태풍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게 임 회장의 설명이다.
임 회장은 “조생종은 거의 다 수확돼 추석 물량이 어느 정도는 확보가 된 상태”라면서 “그 뒤에 수확하는 품종은 많이 떨어져서 겨울 저장성 물건들이 피해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추석 이후 오히려 과일 가격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지 않은 종은 태풍으로 많이 떨어져 추석보다는 추석 이후 물량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태풍이 휩쓸고 간 다음 날인 6일 오후 1시 30분,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열린 경매에서 사과(홍로)나 배(신고), 포도(캠벨 얼리·샤인머스캣) 등 추석 성수품 경매 가격은 5개년 평균 대비 86~108% 선에서 형성돼 평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번 태풍은 7일 오전 11시 기준 총 5,131㏊(약 5,000만 평)의 농작물 피해를 입혔다. 침수 면적은 2,442㏊, 도복(쓰러짐) 면적은 1,402㏊, 낙과(떨어짐) 면적은 1,286㏊에 달한다.
박성영 인턴기자 onlin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