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음악, 클래식 음악 본고장에서 매력 뽐낸다

입력 2022-09-07 16:48
국립국악원은 독일 4개 도시에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폴란드·헝가리·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체코 5개국 6개 도시에서 관객과 만난다. 9월에 진행되는 두 단체의 투어 포스터.

한국 전통음악을 대표하는 두 단체가 9월 나란히 유럽 투어를 떠난다. 한국 전통음악의 원형을 보존 및 계승하는 국립국악원과 전통음악의 가능성을 앞장서 실험하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다. 국립국악원은 독일 4개 도시에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폴란드·헝가리·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체코 5개국 6개 도시에서 관객과 만난다. 품격 높은 한국 전통음악의 매력을 서양음악의 본고장인 유럽 무대에 선보임으로써 예술 한류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국악원은 12~26일 독일 베를린필하모니,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프린츠레겐트극장, 쾰른필하모니에서 ‘종묘제례악’을 선보인다. 이번 독일 투어공연은 국립국악원의 ‘종묘제례악’이 한독 문화 협정 50주년인 2022년 베를린 무직페스트와 뮌헨 음악제에 초청된 이후 엘프필하모니와 쾰른필하모니에서도 연달아 러브콜을 받아 성사됐다.

국립국악원의 ‘종묘제례악’은 조선 시대 궁중문화의 총체적인 역량이 모두 담겨있는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선 총 83명이 참여해 음악과 춤(일무) 전장(全章)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등재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인 ‘종묘제례악’은 조선 시대 왕실의 품격 있는 악(樂), 가(歌), 무(舞)를 하나로 엮은 종합 예술로서 한국 궁중문화의 총체적인 역량이 모두 담겨있는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선 연주자 48명, 무용단 17명 등 예술단원과 제작진을 포함해 총 83명이 참여해 음악과 춤(일무) 전장(全章)을 선보인다.

앞서 종묘제례악은 2000년 일본 도쿄에서 첫 해외 공연을 한 뒤 2007년 이탈리아와 독일, 2015년 프랑스 파리 국립샤이오극장 무대에 올라 유럽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현지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매회 공연 전 독일 내 한국문화 전문가로 꼽히는 프랑크 뵘 함부르크 음대 교수가 렉처 콘서트를 진행한다. 베를린필의 경우 이번 공연을 온라인 연주홀인 ‘디지털 콘서트홀’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및 아카이빙 할 예정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9~23일 폴란드 바르샤바 크로스컬처 축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리스트 음악원, 오스트리아 그라츠 무직페어라인,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칸카르예프 돔, 오스트리아 비엔나 콘체르트하우스, 체코 프라하 조핀 궁전 무대에 선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2000년 경기도립국악단에서 현재 이름으로 변경한 뒤 갖는 첫 해외 초청 공연이다. 5개국의 한국문화원 및 대사관의 공식 초청으로 성사됐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지난 4월 2022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초연한 ‘디오니소스 로봇’의 한 장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이번 투어 프로그램을 한국의 다양한 소리에 마음을 열고 깊게 침잠하기를 바란다는 의미에서 1부 ‘한국의 미’와 2부 ‘다이나믹 코리아’로 구성했다.

1부에선 행진곡풍의 팡파레 음악인 ‘대취타 역(易)으로 서막을 연 뒤 ‘정선아리랑’ ‘한오백년’ ‘신고산타령’ ‘강원도아리랑’ 등 민요, 기악 독주의 꽃인 ‘거문고 산조’ 그리고 전통적인 성악곡에 재즈 화성을 더한 ‘이수대엽’ ‘중용’을 선보인다. 그리고 2부에선 비디오아트 창시자 백남준에 대한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의 오마주가 담긴 ‘디오니소스 로봇’을 공연한다. 지난 4월 2022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초연한 ‘디오니소스 로봇’은 인간 내면의 광기와 사랑 등의 감정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한국 전통악기와 타악기, 전자음향과 인성(人聲)의 조합을 통해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