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같다… 10~40대 남성, 화장품 고를 때 ‘효능’ 첫손

입력 2022-09-07 16:38 수정 2022-09-07 16:43
지난 1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뷰티관에서 방문객들이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박선우(31)씨는 패션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그루밍족’이다. 백화점, 인터넷 쇼핑몰, 해외 직구 등으로 옷과 화장품을 구입한다. 여자친구에게 선물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화장품은 직접 고르는 걸 선호한다. 박씨는 “내 피부에 잘 맞는 제품이 뭔지 따져보고 고르는 편”이라며 “아침에는 편하게 올인원을 바르고, 건성 피부라 자기 전에 보습력 좋은 여성 제품을 쓴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한국 남성이 화장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효능’ ‘피부 적합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박초희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팀의 ‘남성 소비자의 화장품 사용실태 및 구매 행동 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이 화장품을 살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효능(47.1%)과 피부 적합성(30.6%)이었다. 그루밍족이 많아지면서 남성 또한 화장품을 고를 때 여성과 비슷한 행동양식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교수팀이 10~40대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남성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장품은 스킨·로션·크림 등의 기초화장품(28.5%)이었다. 이어 클렌징 제품(25.9%), 남성용 올인원화장품(22.7%), 기능성 화장품(9.8%) 등이었다. 박 교수팀은 “남성이 효능과 피부 적합성 등을 따지면서 남성용 기초 화장품 가운데 스킨, 로션, 에센스 등 2가지 이상의 기능을 하나의 제품에 담은 올인원화장품 판매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클렌징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은 것은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남성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에서 남성용 화장품은 스킨, 로션 등의 기초화장품 몇 가지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그루밍족 증가로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성능을 앞세운 제품들이 인기를 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남성용 화장품 시장은 2010년 7300억원에서 2020년 1조4000원으로 배 가까이 성장했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피부 관리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MZ세대 남성 소비자가 늘면서 남성용 화장품 제품이 다양해지는 추세”라면서 “그루밍족 소비자들은 편의성뿐 아니라 효능도 중시하기 때문에 제품 품질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