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모자였는데… 엄마는 살고, 중학생 아들은 사망

입력 2022-09-07 14:00 수정 2022-09-07 15:06
6일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소방·군 관계자들이 실종됐던 50대 여성 A씨를 추가로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엄마랑 같이 주차장에 갔는데….”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어머니와 함께 내려갔던 10대 중학생 아들이 7일 오전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10대 아들의 모친은 기적적으로 구조됐는데 모자는 평소 친구처럼 가까웠던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김모(15)군은 7일 오전 0시35분쯤 심정지 상태로 구조대에 발견됐다.

앞서 김군의 모친 A씨(52)는 6일 오후 9시40분쯤 생존 상태로 구조된 후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지하주차장 상부 배관 위 공간에 엎드린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구조 당시 구조대에 아들도 지하주차장에 있다면서 구조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인력들은 A씨와 함께 내려갔던 김군 구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김군은 숨진 채 발견됐다.

김군의 유족 및 친구 등에 따르면 김군은 평소 모친과 친구처럼 가까운 사이였고 6일 오전에도 차를 빼러 함께 지하주차장에 내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 9명 중 39세 남성 전모씨와 A씨는 생존 상태로 구조됐다.

하지만 김군을 비롯해 주민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부부 사이인 70대 남모씨와 부인 60대 권모씨가 함께 사망하는 등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