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전현희 측이 감사 지연시켜”…권익위 감사기간 또 연장

입력 2022-09-07 10:54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연합뉴스

감사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감사 기간을 추가 연장한다고 7일 밝혔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이 “감사가 끝났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고발 등 반격을 예고한 지 3일 만이다.

감사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주요 관련자가 연가 및 병가를 내면서 10일 이상 감사를 지연시키는 등으로 당초 제보 중 확인·마무리해야 할 중요한 사항의 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감사 기간 연장 사유를 설명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를 지연시킨 ‘주요 관련자’에 대해 “전 위원장의 핵심 관계자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복무 관리 등 당초 제보 내용 외에 다른 감사 사항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오는 14일부터 29일까지 12일간 추가로 감사를 진행한다.

전 위원장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서 감사 종료 사실을 전하며 “권익위원장의 형사소추가 가능한 특별한 위법 사유와 증거는 없었다”면서 “감사원 감사에 대한 다양한 불법 사유에 대해 추가 공수처 고발 등 강력한 법적 대응을 위한 법률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감사원이 감사 기간 연장을 통해 사실상 맞불을 놓은 셈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특별감사도 이례적인데 기간 연장도 이번이 두 번째”라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감사원은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권익위 본감사를 2주 연장해 이달 2일까지 진행했다.

권익위 안팎에선 “전 위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감사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이정희 전 권익위 부위원장은 여권의 사퇴 압박과 감사원의 전방위 감사에 반발해 자진 사퇴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