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급락 또 급락…원·달러 환율 1380원마저 뚫렸다

입력 2022-09-07 09:20 수정 2022-09-07 10:39

원화 가치의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7일 원·달러 환율이 13년5개월 만에 1380원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오를(원화 가치 하락)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오전 9시9분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80.3원까지 올랐다.

장중 환율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9시14분에는 1381.5원으로 연고점을 재차 갈아치웠다.

환율이 138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 1일(고가 기준 1392.0원) 이후 13년5개월 만이다.

환율은 지난 6월 23일 1300원을 돌파한 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개월 만에 40원이 올랐고 이후 상승 속도를 높여 지난 한 주 사이 1350원과 1360원을 차례로 깼다.

이번 주 들어서는 지난 5일 1370원을 돌파했고 이틀 만에 1380원대까지 진입했다.

“원·달러 환율 1400원까지 상승할 수도”

국민일보DB

시장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강달러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서 환율이 1400원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중국 위안화가 약세인 데다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럽의 에너지 수급 문제 우려가 커지면서 유로화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110.3선으로 올랐다. 이 수치가 클수록 달러가 강하다는 뜻이다.

현대차증권 오창섭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지속 발언으로 예상보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가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향후 환율이 14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논란, 한국경제 수출 타격 우려, 연준의 양적 긴축 등으로 경제 여건 측면에서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우세하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산 가격 거품 논란이 부각된 가운데 미국의 급속한 금리 인상 기조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화 가치의 하락은 일반적으로 수출품 가격을 낮춰 수출 업체 경쟁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자재 등 수입품 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화 가치 하락은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들이 환손실을 피하기 위해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는 흐름이 가속화할 수도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2400선을 지키지 못했고 이날 오전 9시40분 현재 2370선까지 밀려난 상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