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뉴욕 증권시장의 계속되는 약세에서 시가총액 상위 5대 기업 중 유일하게 주가를 상승 반전했다.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제시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보고서가 나오면서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를 확인한 지난달 하순 연례 국제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서 시작된 하방 압력을 돌파하지 못하고 7일(한국시간) 하락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거래일 연속으로 내려갔다.
1. 테슬라 [TSLA]
테슬라는 이날 나스닥에서 1.56%(4.21달러) 상승한 274.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빅테크 기업의 하나같은 하락과 비교하면 테슬라의 주가 흐름은 선방한 편에 속한다. 나스닥 시총 순위에서 테슬라보다 위에 있는 1위 애플은 0.82%, 2위 마이크로소프트는 1.1%, 3위 알파벳(클래스 A)은 0.96%, 4위 아마존닷컴은 1.1%씩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마크 델라니는 이날 테슬라에 대해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목표 주가를 333.33달러로 제시하고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테슬라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3일 마감 종가(270.21달러)와 비교해 20%가량의 상승 여력을 가졌다고 본 셈이다. 테슬라는 이미 최근 3개월간 주가를 12%나 끌어올렸다.
델라니는 테슬라의 주가 상승 여력을 생산 비용 절감, 미국 인플레이션 감소법 수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전기차의 공급에서 찾았다. 특히 생산 비용 절감에서 델라니는 “테슬라 차량 1대당 판매 원가가 2017년 7만 달러에서 지난해 3만6000달러로 내려갔다”며 “테슬라의 비용은 앞으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테슬라에 대한 보고서에서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다. 친환경 산업에서 장기적으로 좋은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수익을 추가하면서 이익을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제시했다.
2. 베드배스앤드비욘드 [BBBY]
올여름 뉴욕증시의 반등장에서 ‘밈 주식’을 선도한 미국 가정용 생활용품 소매점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이날 나스닥에서 18.42%(1.59달러)나 급락한 7.04달러에 마감됐다. 경영난 극복을 위해 노력했던 최고재무책임자(CFO) 구스타보 아날의 죽음이 기업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아날은 미 동부시간으로 지난 2일 뉴욕주 맨해튼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최고경영자(CEO) 마크 트리턴, 최고상품책임자(CMO) 조 하트시그의 지난 6월 연이은 사임에도 회사를 지켜온 임원 중 하나였다. 투자자들을 상대로 판매 부진과 경영난을 극복할 재무구조 조정 계획을 설명하고 5억 달러 규모의 현금 조달 계약을 마무리한 직후에 사망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6일 “베드배스앤드비욘드가 아날의 사망 이후 리더십 공백에 시달리고 있다”며 “CFO 적임자를 찾을 때까지 3개월 이상을 소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 인페이즈에너지 [ENPH]
미국 태양광 인버터 제조 기업 인페이즈에너지는 이날 나스닥에서 4.93%(13.75달러) 상승한 292.82달러에 장을 끝냈다. 미국 경제지 배런스는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신재생에너지 기업 바이와와 국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