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민주당 측이 “김대중 현해탄 납치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반발하자 국민의힘 측은 “DJ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5일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대표의 검찰 수사를 두고 충돌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후보자에게 주문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이던 2016년 11월 트위터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법 앞에 평등함을 증명하기 위해 불법적 수사 불응에는 국민과 동일하게 체포영장 발부해 강제수사 해야 한다”고 올린 글을 인용했다.
조 의원은 “2016년 경기지사였던 분이 현재 민주당의 대표이다. 그런데 그때는 ‘법 앞의 평등’이라든지 ‘수사 불응에는 강제 수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지금은 완전히 (입장이) 바뀌었다”면서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저렇게 이야기하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달라지나. 이래서 정치의 불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언급한 뒤 “문재인정부에서 시작된 수사인데 정치 탄압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 경기지사가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정부에서 탄압을 받았다는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 현재 민주당은 다 동의하고 있다는 이야기”라며 “참 심각한 일이죠?”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이 대표는 ‘검찰이 꼬투리 잡는다’고 발언하고, 민주당 내에서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도쿄 피랍 사건까지 거론하고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는데,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의 각종 의혹에 대해서 DJ의 도쿄 피랍 사건을 거론하는 것, 이것 자체가 DJ를 욕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쿄 피랍’ 사건은 1973년 8월 8일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 전 대통령을 일본 도쿄의 호텔에서 납치한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은 극적으로 구조돼 사건 발생 129시간 만에 동교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앞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요구와 관련해 “제1야당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전면전 선포다. 국민은 김건희 여사가 포토라인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조 사무총장은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소환은 한국 정치사에 전례가 드문 일로 명백한 정치보복이자 야당 탄압”이라며 “이 대표 취임 사흘 만인 8월 30일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영수회담 제안이 있은 지 하루 만에 돌아온 답은 소환장이다. (윤 대통령은) 검찰을 통해 중앙정보부의 김대중 현해탄 납치 사건을 연상시킬 정도로 무자비한 정치보복 본색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