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등교 수업이 재개되면서 올 1학기 학교폭력 피해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6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진행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북도교육청은 자체 조사를 하기로 해 이번 조사에서 빠졌다.
조사는 지난 4월 11일부터 5월 18일까지 진행됐으며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약 321만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실시됐고, 전체 조사 대상(387만명) 중 82.9%가 응답한 수치다.
지난해 2학기부터 조사 시점까지의 학교폭력 경험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1.7%(5만4000명)가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적 있다’고 답했다. 해당 전수조사가 처음 시행된 2013년(2.2%)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학교폭력 피해 비율은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업이 증가한 2020년 0.9%, 2021년 1.1%로 낮아졌지만 정상수업 증가로 학교폭력 발생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3.8%, 중학교 0.9%, 고등학교 0.3%로 초등학교 응답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피해유형별 응답 비중은 언어폭력이 41.8%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신체폭력(14.6%), 집단따돌림(13.3%) 순이었다. 이는 전년 1차 조사 대비 집단따돌림(14.5%→13.3%), 사이버폭력(9.8%→9.6%)의 비중은 감소하고, 신체폭력(12.4%→14.6%)의 비중은 증가한 수치다. 언어폭력은 작년에도 41.7%로 가장 높았다.
학교폭력 피해 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89.3%→90.8%), 학교폭력 목격 후 ‘알리거나 도와줬다’(69.1%→69.8%)는 전년 1차 조사 대비 증가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결과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민간단체 등의 적극적 대응과 지속적 예방 교육의 성과로 보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교육 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특히 초등학생들이 또래와의 관계 형성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유경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은 “학교 수업 정상화 후 친구들과 신체적, 언어적 소통이 늘었다”며 “초등학생은 중고교생보다 습관적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을 더 민감하게 학교폭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병철 한림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과 같은 국가 재난 상황에서 폭력 등의 문제가 줄어들다가 재난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사회적·정서적 역량과 관련된 기본적인 소양 교육이나, 또래 간 갈등을 조절하는 경험들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초조함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몰라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본인의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나 문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식 등을 익힐 수 있도록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지원을 위한 전 사회적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과를 토대로 교육부는 9월 4주부터 10월까지 진행될 ‘언어문화개선 교육주간’에 바른언어사용 관련 집중 수업, 착한 댓글 달기 등을 통해 학교단위 교육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언어습관 자기진단앱을 활용해 올바른 언어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교육 현장에 안내할 계획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학교가 일상을 회복하고 정상 등교로 전환하고 있는 지금이 학교 내 폭력 예방문화의 조성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교육공동체와 우리 사회 모두가 학교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장 차관은 이어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2023년 범부처 시행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지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