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스텔라’는 모빌리티 업계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이나 궁금증을 카스텔라처럼 보들보들하게 전해드립니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1위 국가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상하이GM우링의 ‘홍광미니’(39만5451대)입니다. BYD의 ‘친’(18만7227대)과 테슬라의 ‘모델Y’(16만9853대)를 가볍게 눌렀죠. 홍광미니는 초소형입니다. 전장 2917㎜, 전폭 1493㎜, 전고 1621㎜로 현대자동차의 캐스퍼보다도 작습니다. 최고 속도 시속 100㎞,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120㎞(9.2㎾h 배터리 탑재 모델)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하찮은 차량이 중국의 ‘베스트셀링 전기차’에 등극한 겁니다. 강점은 싼 가격이겠죠. 2만8800위안(약 567만원)부터 시작합니다. 기동력과 주차 편의성도 장점입니다. 중국 창안자동차가 지난 6월 내놓은 초소형 전기차 루민은 출시 11시간 만에 1만5800대가 팔렸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팔리는 전기차 3대 중 1대는 초소형 차량일 정도로 인기입니다.
중국만 이럴까요. 유럽도 그렇습니다. 얼마 전 온라인에서 핀란드 가구회사 이케아의 제품처럼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는 전기차가 화제가 됐었습니다. 이 차량은 프랑스 자동차회사 시트로엥이 2020년 4월 출시한 초소형 전기차 애이미입니다. 최고 속도 시속 45㎞,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70㎞로 성능은 홍광미니보다도 형편없지만 이미 유럽 11개국에서 2만3000대 이상 팔렸습니다. 르노도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유럽에만 1만5000대 이상 판매했죠. 특히 유럽은 좁은 골목길이 많아서 초소형 전기차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업계에선 비싼 전기차 보급이 쉽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도 초소형 전기차가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시장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전 세계 초소형 전기차 시장 규모가 올해 95억700만 달러(약 12조3000억원) 규모에서 2029년 221억1000만 달러(약 28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초소형 전기차가 쉽게 자리 잡지는 못할 거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는 “중국, 유럽과 달리 한국은 시장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초소형 전기차 생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시장성을 문제 삼은 것이죠.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실용보다 체면을 중요시하는 문화적 특성이 초소형 전기차의 확산을 막고 있다고 봤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세요.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