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에 맞서 많은 사람들이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으려고 애쓰던 시간, 파도가 몰아치는 해운대 바다에서 수영하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6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한 30대 외국인 남성이 이날 오전 6시쯤 해운대해수욕장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경찰에 신고됐다.
이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시간 해운대에서 수영하는 미친 외국인’ ‘해운대 바다 입수하는 거 직관’ 등의 제목으로 이 남성을 목격한 시민들의 제보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해변으로 거세게 밀려들어 오는 파도가 넘실대고 있다. 이미 파도는 보행자들을 위한 계단 위까지 차올라 온통 진흙으로 뒤덮여 있는 상태다. 부산 해운대는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으로 일찌감치 대피령이 내려졌던 곳이다.
이 남성은 상의를 벗은 채 소리를 지르며 바다를 향해 달려갔다. 그는 두 팔을 위로 크게 뻗으며 파도와 맞서는 듯한 몸짓을 보인뒤 약 7초간 바다에서 수영을 하기도 했다.
이를 본 목격자들은 다급하게 소리를 치며 나오라고 경고했다. 반면 일부 목격자들은 이 모습을 촬영하거나 수영을 마치고 나온 남성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네기도 했다.
영상을 올린 글쓴이는 “지켜보던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하고, 나오라고 소리쳐서 결국 나오긴 했다”고 전했다.
시민들의 신속한 신고로 이 남성은 별다른 사고 없이 물 밖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누리꾼들은 “저런 사람들 구하려다 피해 볼 경찰분들이 걱정된다” “태풍이 오면 너울성 파도도 따라와 배도 뒤집히는데 상식이 없는 거냐” “이기적이고 민폐 그 자체”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을 표했다.
이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지시에 따라 숙소로 자진해서 귀가했다. 그는 “그냥 수영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상황에서의 무모한 행동은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지난 5일 밤에는 태풍을 생중계하겠다며 부산 해운대구 미린시티 인근에서 개인방송을 하던 유튜버가 파도에 휩쓸릴 뻔한 사건도 있었다. 당시 힌남노가 부산·경남을 향해 북상하고 있던 때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영상에는 수 미터 가량의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유튜버를 덮치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파도에 휩쓸린 후 잠시 동안 보이지 않다 이후 원래 서 있던 방파제 앞 인도에서 10m 정도 휩쓸려 차도까지 밀려 나간 모습이 포착됐다.
이 사고로 그는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