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때문에…대구 여름 더 길어졌다

입력 2022-09-06 11:23 수정 2022-09-06 12:55
국민DB

대구의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 기후위기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21세기 말에는 대구의 여름이 5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최근 30년(1991~2020년) 기상자료와 109년(1912~2020년) 자료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 대구 여름 시작일 평년값이 5월 19일로 과거에 비해 9일 빨라졌고 여름 계절 길이는 130일로 과거 보다 14일이 늘었다고 6일 밝혔다. 과거 109년 평년값은 여름 시작일이 5월 28일, 여름 계절 길이가 116일이다.

대구의 최근 30년 여름 계절 길이(130일)는 전국평균(118일) 보다 12일이 더 길다. 경북은 대구나 전국평균보다 여름 계절 길이는 짧았다. 분석에서는 일평균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내려가지 않는 첫날을 여름 시작일로 정의했다.

문제는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는 경우다. 최악의 경우 21세기 말에는 대구의 여름이 5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기후변화 시나리오(RCP 8.5)에 따르면 21세기 중반 대구의 여름 계절 길이는 142일이고 여름 시작일은 5월 16일이다. 21세기 말에는 여름 계절 길이가 166일, 여름 시작일이 4월 30일이 될 전망이다.

반면 온실가스 감축을 수행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절반 가량 줄이면 대구 여름 계절 기간은 1개월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면 기후의 변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에어로졸, 토지이용 변화 등 인위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영향을 지구시스템 모델에 적용해 산출한 미래 기후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자료는 과학적인 분석 방법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지 않을 경우 대구의 여름 계절 길이가 더 길어질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