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뇨환자 605만명…“2050년 예측치 30년 앞서 추월”

입력 2022-09-06 10:33 수정 2022-09-06 10:35
국민일보DB

국내 당뇨병 환자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당뇨병 전단계 인구 약 1583만명을 더해 2000만명 이상이 당뇨병 또는 당뇨병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6일 공개한 당뇨병 팩트 시트 논문(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1)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605만명으로, 학회가 2012년 당뇨병 팩트 시트를 발행했을 당시 2050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 환자 수(591만명)를 30년 앞서 추월했다.
2010년 당뇨병 환자 수가 312만명임을 감안했을 때 10년새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학회는 이런 내용의 논문을 지난 4월 대한당뇨병학회지에 발표한 바 있다.

2020년 현재 전체 당뇨병 환자 가운데 65세 이상은 39.2%로, 특히 65세 이상 여성의 경우 2명 중 1명 이상(51.2%)이 당뇨병을 앓고 있어 노인 당뇨 관리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당뇨병으로 인한 진료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당뇨병 진료비는 2015년 약 1조8000억원에서 2020년 약 2조9000억원으로 5년 새 60% 이상 증가했다.
당뇨병은 한국인에게 질병 부담이 가장 큰 질환으로, 지난 10년간 질병 부담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당뇨병 관리는 낙제점 수준이다.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동반질환 비율이 높고 이로 인한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당화혈색소, 혈압, 콜레스테롤 등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2020년 현재 당뇨병이 통합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환자는 10명 가운데 1명(9.7%)에 그쳤다.

특히 당뇨병 진단과 관리의 핵심 지표인 당화혈색소가 목표 범위인 6.5%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는 환자는 24.5%에 불과했다. 당뇨병에 대한 인식 제고와 적극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당화혈색소(포도당이 혈색소인 헤모글로빈과 결합된 상태)는 지난 2~3개월간 혈당의 평균치를 평가하는 것으로, 혈중 포도당 수치가 높을수록 더 많은 당화혈색소가 생성된다.

당뇨병학회 원규장(영남대 내분비내과 교수) 이사장은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다른 만성질환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콩팥병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통합적이면서 적극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뇨병은 개인 질환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관리되어야 할 필수 질환이다. 2050년 예상치를 30년 앞서 추월했다는 것은 당뇨병 대란을 막아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을 시사한다. 이를 심각한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더 미뤄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