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울산 강타에 1명 실종·정전 피해 등 속출

입력 2022-09-06 09:59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울산을 강타하면서 20대 남성 1명이 실종되고 건물 외벽이 떨어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쯤 울주군 언양읍 남부리의 한 하천에서 20대 남성 1명이 물에 빠졌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50여명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지만 하천물 유속이 빨라 현재까지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전 7시12분에는 중구 학성동 인근 태화강변에서 할아버지 1명이 갇혀 나무를 잡고 버티다가 소방대에 구조됐다.

강풍에 건물 외벽이 떨어지고, 차량이 불어난 물에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 7시16분에는 남구 신정동의 한 병원 건물 유리창이 강풍에 도로로 떨어졌고, 앞서 7시쯤에는 주택 마당에 있던 향나무가 현관문 쪽으로 쓰러져 나갈 수 없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남구 무거동에서는 4층 주택의 가건물 지붕이 날라간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옥상 안테나 중계기가 넘어졌다.

남구 매암동 장생포행정복지센터 앞을 지나던 차량은 많은 비에 침수돼 시동이 꺼졌고, 주차된 차량에서 불이 나기도 했다.

울산소방본부는 불꽃과 함께 ‘펑’ 소리가 난 전신주에서 안전조치를 하는 등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772건의 신고를 받아 조치했다.

정전피해도 이어졌다. 오전 1시23분에는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원 567여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한국전력은 강풍으로 나무가 전선으로 넘어지면서 전력 공급이 끊긴 것으로 보고 있다. 변압기 불량으로 북구 천곡동에서 정전이 발생하는 등 오전 7시 기준 734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침수 등으로 인해 주민 대피도 이어졌다.

동구 성끝마을과 남구 쌍쌍아파트, 북구 도담마을 등 39세대, 64명이 피해가 우려되자 주민센터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일부 도로는 물에 잠기면서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남구와 동구를 잇는 울산대교는 오전 5시56분부터 양방향이 전면 통제됐다. 당시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울산에는 순간최대풍속 초속 30m가 넘는 강풍이 불었다. 시는 태풍이 동해로 빠져나가 안전사고 우려가 없다고 보고 오전 9시 3분부터 울산대교의 차량 통행을 다시 허용했다.

한편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 자료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전 7시까지 북구 매곡동에는 306.5㎜의 비가 내렸다. 울주군 삼동면은 302㎜, 두서면은 226.5㎜, 중구 서동은 155.7㎜의 누적 강수량을 각각 기록했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울산 태화강 태화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태화교 지점 수위는 오전 7시 기준 4.36m를 기록했다. 주의보 기준은 4.5m(해발 기준 3.42m)이다. 불어난 강물에 국가정원 83만5000㎡와 국가하천 등 하천 내 산책고 66.43㎞가 침수됐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