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경북 포항과 경주 곳곳이 침수와 정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6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포항은 125.5mm, 경주 118.3mm의 비가 내렸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에는 한때 시간당 100.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6시10분과 20분 형산강 포항(형산교) 지점과 경주(강동대교) 지점에 홍수경보를 발령했다.
포항은 폭우로 시가지와 외곽지역 곳곳에 침수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2시2분쯤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저지대 침수지역에서는 주민 2239명이 행정복지센터 등 5개 대피소로 대피했다.
또 오전 3시33분쯤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한 시장이 침수돼 주민 5명이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이날 오전 4시쯤 오천읍 한 숙박시설에서도 불어난 물로 투숙객들이 대피했다.
해병대 1사단도 이날 포항시 남구 청림동 일대가 침수됨에 따라 주민 구조를 위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 2대와 고무보트(IBS) 3대를 남부소방서에 배치했다. 시는 오전 3시 42분 청림동1∼7통 지역이 주민들에게 청림동문화복지회관으로 대피하도록 했다.
시는 침수 및 침수 위험이 있는 도로를 통제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남구 동해면 행정복지센터 앞 도로를 비롯해 오천읍 원리, 오천시장, 상대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포스코 정문 앞 등에서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북구에서도 학산천이 범람하면서 대신동, 덕수동, 학산동 일대가 물에 잠겼다. 포항운하를 중심으로 물이 불어나 죽도동과 옛 포항역사 주변, 창포사거리 등 시내 주요 도로도 침수됐다.
남구 동해면 흥환1리나 호미곶면 구만리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했다. 또 장기면 대화천 일부 둑이 무너지면서 주변 농경지가 침수됐다.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뒷편 야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추가붕괴 우려가 있어 주민들에게 대피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경주에서는 대형 저수지의 붕괴위험이 높아지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민대피령이 내려졌다.
경주시는 이날 오전 6시34분 건천읍 송선저수지의 제방 붕괴우려가 높아지자 하류 저지대 주민에게 즉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대피 대상지역은 송선1리, 천포2리, 건천1리, 건천2리, 건천3리다. 또 하동저수지와 왕신저수지도 붕괴위험이 있어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시는 오전 2시 50분부터 형산강변 유림지하차도 침수 우려로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또 현곡면 용담로 지하차도, 현곡면 오류리 오목골교 가교, 황오지하차도가 침수돼 통행을 통제했다. 경주 톨게이트(IC)도 범람해 상하 양방향 모두 패쇄됐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