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제주 할퀴고 경남行…‘매우 강’ 유지, 역대 최강

입력 2022-09-06 04:29 수정 2022-09-06 10:12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5일 밤 제주도 서귀포항 방파제 뒤로 파도가 솟구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강도 ‘매우 강’을 유지한 채 6일 0시쯤 제주도를 지나 남해안을 향해 매서운 기세로 북동진하고 있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힌남노가 자정에 제주 성산포 동쪽 40㎞ 해상을 지나며 제주를 최근접 통과했다”고 밝혔다.

힌남노가 제주도를 가장 가까이 지날 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45hPa(헥토파스칼)과 45㎧로 강도는 ‘매우 강’이었다. 태풍이 제주를 지나 북상할 때까지 이 정도 세력을 유지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태풍 힌남노의 직접 영향을 받은 5일 오후 소방관들이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의 한 공사장에서 강풍에 쓰러진 가림막에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힌남노가 경남해안에 상륙하는 시점은 6일 오전 5~6시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힌남노 진로나 속도에 따라 경남해안 상륙 시점이 달라질 수 있으니 최신 기상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힌남노는 상륙하기 직전인 6일 오전 3시 부산 남서쪽 180㎞ 해상을 지날 때도 강도가 ‘매우 강’이겠다. 이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45hPa과 45㎧로 예상되는데 이대로면 힌남노는 가장 강력한 강도로 국내에 상륙하는 태풍 중 하나가 되겠다.

태풍이 내륙으로 향하면서 전국 곳곳의 태풍 특보가 경보로 상향되고 있다. 이날 0시를 기해 충남·충북·전북·경북 일부와 대전·대구에 태풍 주의보가 경보로 대치됐다. 앞서 전날 오후 11시를 기해 경남 일부와 부산, 울산, 전남 일부에도 태풍 경보가 내려졌고, 오전 2시에는 강원 일부에도 태풍 경보가 확대됐다. 수도권과 강원 중·북부, 충남 북부에는 호우주의보도 내려진 상태다.

제주도가 태풍 힌남노의 직접 영향을 받은 6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에서 소나무가 쓰러져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영상 캡처, 연합뉴스

현재 경남에 시간당 30㎜ 이상 비가 쏟아지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시간당 5~20㎜ 정도 내리는 상태다. 남해안·경상동해안·강원영동남부·제주산지·지리산부근·울릉도·독도에는 6일 250㎜ 이상 비가 내릴 수도 있다.

앞서 기상청은 5~6일 전국에 비가 100~300㎜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5일 내린 비의 양을 반영해 6일 예상 강수량을 80~150㎜로 조정했다.

현재 제주·전남·경남에는 최대순간풍속이 30㎧(시속 110㎞) 내외인 ‘초강풍’이 부는 곳이 있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는 5일 밤 12시쯤 최대순간풍속이 41㎧(시속 147㎞)를 기록했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에는 이날 오후 11시13분쯤 38.6㎧의 강풍이 불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