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절반이 폭풍반경… ‘힌남노’ 6일 새벽 남해안 상륙

입력 2022-09-05 18:29 수정 2022-09-05 20:54
5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 해안에 파도가 치고 있다. 기상청은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1시 제주도에 근접했다가 7시쯤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당초 예측보다 3시간 이상 이른 6일 오전 5~6시쯤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다. 강풍과 호우, 해일의 강도는 당일 오전 정점을 찍은 뒤 태풍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5일 오후 7시 기준 힌남노가 제주도 서귀포 남쪽 140㎞ 해상에서 시속 35㎞로 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심기압은 94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초속 47m로 관측돼 분류체계상 ‘매우 강’에 해당한다. 태풍은 이날 오전까지 전반적으로 정북 방향을 향했다. 이동 속도는 생활용 자전거와 비슷한 시속 20㎞ 안팎이었다. 그러나 이후 북동쪽으로 다소 방향이 바뀌었고 속도 역시 빨라졌다.

힌남노는 6일 0시를 전후해 제주도를 지나친 뒤 같은 날 오전 5~6시쯤 경남 해안에 도달하겠다. 전날 예보된 상륙 시각보다 몇 시간 이르다. 중심기압은 상륙 시점에도 950hPa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지금껏 가장 강한 세력을 지난 채 상륙한 태풍이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 경남 사천과 부산 해안가 사이 지점을 태풍의 눈이 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풍이 북동쪽으로 곧장 나아가는 게 아니라 좌우로 50㎞가량 움직이며 ‘지그재그’ 식으로 이동해 태풍의 직접 타격 범위는 다소 유동적이다.

기상청은 정확한 태풍 상륙 지점과 관계없이 전국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해안 일대는 예보상 초속 25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폭풍반경’이 남부지방뿐 아니라 충청·강원 일부 지방에 걸쳐 있고 ‘강풍반경’은 400㎞에 달한다. 태풍 중심이 부산에 위치해도 서울까지 초속 15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부는 것이다. 5~6일 전국에 100~300㎜의 폭우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6일 오전 가장 큰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와 남해안, 경상 동해안 등지엔 시간당 50~1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다. 태풍은 오전 8시쯤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뒤 약화하기 시작해 같은 날 밤부터는 국내엔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학사 일정도 조정됐다. 6일 제주도에서는 학교 278곳(89.7%)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24곳(7.7%)은 휴업, 8곳(2.6%)은 단축수업을 한다. 부산·경남은 전체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서울의 경우 유치원·초등학교는 휴업, 중학교는 원격수업, 고교는 학교장 재량에 맡긴다.

송경모 이도경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