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쌍방울 전 회장 출국 범인도피·증거인멸 수사 확대

입력 2022-09-05 16:18

검찰이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의 출국과 관련해 범인도피와 조직적 증거인멸 혐의에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쌍방울 그룹의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를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1부(손진욱 부장검사)는 최근 쌍방울 임원 등을 불러 전 회장 A씨의 해외 출국을 돕거나 현지 체류를 지원한 정황을 조사했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 임원 등이 지난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싱가포르에서 태국으로 거처를 옮긴 쌍방울 전 회장 A씨를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A씨가 출국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A씨는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형사6부 소속 수사관이 전직 수사관 출신인 쌍방울 임원에게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등 수사 기밀을 유출한 직후다.

이들은 총 세 차례에 걸쳐 기밀을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수사 기밀이 유출된 시점 쌍방울 임원 등의 휴대전화가 바뀌고, 일부 문서가 파기되는 등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수원지검 형사6부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쌍방울의 수상한 자금 흐름 자료를 전달받아 쌍방울이 2020년 발행한 4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매각 과정을 비롯한 계열사 간 자금 관계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A씨 등 경영진의 수백억원대 횡령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의 연관성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 등이 해외로 출국한 후 소환에 응하지 않자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를 내렸다.

아울러 이들에 대한 여권 무효화도 요청하는 등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