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미국 정부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반대했다가 강제 퇴역한 고(故) 존 싱글러브 예비역 미군 소장의 동상이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는 내년 한국에 세워질 전망이다.
한미동맹재단은 국가보훈처 및 유가족과 협조해 싱글러브 장군의 동상을 한국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보훈처는 아직 한미동맹재단과 동상 건립 계획을 구체적으로 조율하진 않았지만,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동상 건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글러브 장군은 6·25전쟁 참전용사이기도 하다. 1943년 미 육군 소위로 입대한 싱글러브 장군은 1951년 12월 미 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에서 근무하면서 한국과 연을 맺었다. 그는 미 육군 대대장으로 1953년 6월 김화지구 전투를 직접 지휘했다.
싱글러브 장군은 유엔군사령부 참모장으로 한국에서 근무하던 1977년 5월 지미 카터 미 행정부가 ‘주한미군을 5년에 걸쳐 철수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당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 계획은 곧 전쟁의 길로 유도하는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미국으로 소환된 싱글러브 장군은 1978년 4월 군복을 벗어야 했다.
싱글러브 장군은 누군가가 “주한미군 철수계획을 반대하지 않았다면 별 몇 개를 더 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자 “내 별 몇 개를 수백만명의 목숨과 바꿨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답한 일화로 유명하다.
싱글러브 장군은 지난 1월 29일 미국 테네시주 자택에서 향년 100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국군 수뇌부가 조전을 보내 장군의 죽음을 애도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