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직영신학교 성과, 외부활동으로 사회적 목소리 높여야”

입력 2022-09-05 21:30

“그동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총회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퇴임 후에도 교단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지난 2일 경기도 안양에 있는 새중앙교회에서 만난 황규식 예장백석대신 총회장(수지산성교회)은 시원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제44회기 예장백석대신 총회장으로 활동하며 교단이 더 높이 도약하는 기초를 놓았지만, 미처 이루지 못한 과제들도 남겨둔 채 퇴임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황 총회장의 임직 기간 최대 성과는 정년 연장과 직영 신학교 설립이 꼽힌다. 정년 연장과 관련해 황 총회장은 “당시 70세 정년 제도하에선 5년만 지나도 많은 수가 은퇴하고 10년 후에는 엄청난 수의 총회원들이 목회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현실을 보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교단의 허리’인 젊은 목회자 그룹이 탄탄하게 설 수 있을 때까지 중진 목회자들이 좀 더 헌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필요했다. 이에 따라 그는 “정년 75세 연장안을 추진했고, 전국 노회 수의 결과 전체 투표 인원의 80%가 지지하며 통과됐다”며 “총회원들 대다수가 문제의식을 공감하고 마음을 모아준 덕분이었다”고 전했다.

직영 신학교 설립도 눈길을 끈다. 총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선배 목회자들과 동일한 신학 정체성을 가진 후배 목회자들을 길러내 정신과 역사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황 총회장은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일을 추진했다”며 “그 결과 직영 신학교인 ‘백석대신신학아카데미’가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었고 학생들도 잘 모집됐다”고 말했다.

아쉬운 기억도 있다. 황 총회장은 같은 교단 목회자를 후임으로 들여오는 방안을 제도화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유력 목회자들이 은퇴할 경우 교회에 후임자를 청빙해야 하는데, 타 교단 출신 목회자가 오면 우리 총회의 정신을 이어가기 힘들기에 우리 교단 목회자들을 후임으로 들일 수 있도록 총회에서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총회장은 향후 교단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외부 활동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기독교계 연합활동에 더 열심히 참여하고, 타 교단과 연대해 강력한 대사회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교회를 보듬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농어촌교회 목회자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더욱 열심히 전도하고 성도를 양육하는데 힘쓰도록 교단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안양=글·사진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