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슈퍼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가까워지면서 5일 제주도에 태풍경보가 발효됐다. 도내 모든 학교가 문을 닫았고, 제주와 내륙을 연결하는 하늘길도 오전 11시를 기해 대부분 통제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전 6시 서귀포 남남서쪽 480㎞ 해상을 지나 시속 21㎞ 정도로 북상하고 있다. 전날 밤 10시 발표 때보다 시속 13㎞ 가량 이동 속도가 빨라졌다. 중심기압 935hPa(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초속 49m, 강풍반경 430km로 강도 ‘매우 강’을 유지하고 있다.
힌남노는 5일 정오 서귀포시 남남서쪽 370㎞ 해상에 이른 뒤 우리나라로 방향을 틀어 제주에는 6일 0시쯤 서귀포 남쪽 30㎞ 지점에 최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지방에는 오전 8시를 기해 태풍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이날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포구에서 정박해있던 배가 강한 파도에 뒤집히고, 대정읍의 가로수가 쓰러져 주택을 덮치는 등 4일부터 이틀간 총 57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도내 모든 학교가 문을 걸어 잠갔다. 전체 310개교(병설유치원 포함) 중 282개교(91%)가 원격수업에 돌입했고, 정전 등으로 안정적인 원격수업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28개교(9.0%)가 휴업에 들어갔다.
제주와 내륙을 연결하는 이동길도 전면 통제됐다.
제주국제공항에 오전 8시부터 태풍특보가 내려지면서 이날 운항이 예정됐던 항공기 462편 가운데 356편이 결항했다.
배편은 전날 오전 9시 목포행 여객선 퀸제누비아호를 마지막으로 전편 통제되고 있다.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손님이 적은 관광 비수기 시즌인 데다 태풍 예보가 재난 문자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이뤄지면서 현재 제주 공항만에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한 체류객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힌남노가 통과하는 5~6일 제주에는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산지에 600㎜, 나머지 지역도 100~400㎜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도 점차 강해지면서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40~60m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제주 앞바다에는 최대 12m에 이르는 높은 파도가 일겠다.
해수면이 상승하는 기상조 현상으로 제주도 해안에는 너울과 함께 파도가 방파제를 넘는 등 침수 피해와 안전사고가 예상된다.
앞서 제주는 힌남노의 영향권에 들면서 지난 2일부터 5일 오후 3시까지 한라산 윗세오름에 694.0, 모슬포 291.5, 서귀포 253.5㎜의 비가 내렸다.
제주도도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비상 최고단계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제주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제주를 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분간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도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침수 위험지역이나 하천 주변에 접근을 자제하는 등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 당부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