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25위·호주)가 세계랭킹 1위를 잡고 US오픈 8강에 올랐다.
키리오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22 US오픈 남자 단식 16강에서 디펜딩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1위·러시아)를 3대 1(7-6 <13-11>, 3-6 6-3, 6-2)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그의 첫 US오픈 8강 진출이다.
타이브레이크 혈투 끝에 1세트를 잡은 키리오스는 2세트를 3-6으로 내줬지만, 다음 두 세트를 모두 잡으며 승리했다. 키리오스는 이날 승리로 상대전적 4승 1패로 메드베데프의 ‘천적’임을 입증했다.
키리오스는 평소 심판, 상대 선수, 관중 등을 가리지 않고 욕설이나 침뱉기 등 기행을 일삼으며 코트의 악동으로 불리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분을 못 이겨 라켓을 내던지기도 했다.
벌금만 지금까지 누적된 벌금만 한화로 10억원이 넘는다. 이번 대회에서도 심판에게 “대마초 냄새가 난다”고 항의하고, 상대 선수 쪽을 향해 침을 뱉어 경고를 받았다. 이에 US오픈 조직위원회는 키리오스에게 벌금 7500달러(약 100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실력만큼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2016년 세계랭킹 13위까지 올랐고, 올해 윔블던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US오픈에서도 8강에 안착하며 우승을 노리고 있다.
여자 단식에서는 ‘포스트 세리나’ 코코 가우프(12위·미국)가 장슈아이(36위·중국)을 2대 0(7-5, 7-5)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가우프는 1세트를 먼저 따낸 뒤 2세트에서 3-5로 밀렸으나 4게임을 연속으로 따내며 승리했다.
18세 신성 가우프는 15세였던 2019년 윔블던에서 16강에 오르며 부상했고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준우승을 했다. 이날 승리로 US오픈에서 처음 8강에 진출하게 됐다. 2009년 멜라니 오딘(당시 17세) 이후 US오픈 8강에 진출한 최연소 미국 여자 선수다.
가우프는 흑인 여성으로서 테니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윌리엄스 자매의 후계자로 손꼽힌다. 그는 이번 US오픈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세리나 윌리엄스를 향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가우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세리나와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내가 이 꿈을 믿게 된 건 세리나 당신 덕분이다. 당신이 내게 준 영향을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다. 고맙습니다. GOAT(역대 최고·Greatest of All Time)”라고 썼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