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 스승 사애리시 선교사 기념관, 목원대에 개관

입력 2022-09-05 11:00
전날 대전 목원대에 문을 연 사애리시 기념관 개관식에서 내빈들이 테이프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목원대 제공

유관순 열사의 첫 스승인 사애리시(본명 앨리스 해먼드 샤프, 1871~1972) 선교사 기념관이 대전 목원대에 문을 열었다.

목원대는 전날 신학대학 채플에서 사애리시 기념관 개관식을 진행했다고 5일 밝혔다.

기념관은 한국감리교역사관·목원대역사관 등이 위치한 대학 내 구신학관 1층에 자리잡았다. 사애리시 선교사의 활동을 소개하는 사진과 설명문·동상·훈장·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

사애리시 선교사는 충남 천안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 유관순 열사를 만나 수양딸로 삼고 공주 영명학교에서 교육한 뒤 서울 이화학당에 편입시킨 인물로 유명하다. 특히 유관순 열사의 독립의식을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캐나다 출신인 그는 충청 근대 여성 교육사에 첫 발자국을 남긴 인물이기도 하다. 1900년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 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된 뒤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을 펼치며 인재를 양성하는 데 헌신했다.

그는 공주 영명중·고교 전신인 명설학교를 비롯해 여학교 9곳, 유치원 7곳 등 20여곳의 교육기관을 설립하며 여성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 같은 공로로 1938년 충남 공주에서는 사애리시 선교사의 공적을 기린 기념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사애리시 선교사. 목원대 제공

기념관은 학교법인 감리교학원 유영완 이사장이 담임목사로 있는 충남 천안 하늘중앙교회의 유품 기증·후원으로 이뤄졌다.

하늘중앙교회의 전신인 서릿말교회는 천안 최초의 교회로 사애리시 선교사의 복음전도를 통해 세워졌다. 초대 담임이었던 안창호 목사는 천안읍내 만세운동에 앞장섰고 8대 담임이었던 신석구 목사는 33인 민족대표로 독립운동과 신사참배 반대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21대 담임목사인 유영완 이사장은 하늘중앙교회에 ‘카페 앨리스’를 열고 사애리시 선교사의 전기 출판, 국민훈장 추서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진행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2020년 사애리시 선교사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추서했다.

유영완 이사장은 “사애리시 선교사가 지역 곳곳에 복음을 전한 것이 현재 1400개의 감리교회와 24만명의 성도로 이어졌다”며 “그의 신앙과 선교의 정신, 업적을 우리 마음에 기억하고 계승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희학 목원대 총장은 “사애리시 선교사가 일제 강점기에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을 벌이며 뿌린 복음의 씨앗이 근대 여성 교육을 이끌었다”며 “사애리시 선교사의 위대한 발자취를 따라 목원대도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높일 인재 양성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