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5일 제주에 근접해 거센 파도와 비바람이 몰아치고 전국이 영향을 받기 시작한 가운데 국내 항공편과 여객선이 무더기 결항·취소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김포공항 출발 예정이었던 67편 중 13편이 결항한다고 밝혔다. 이미 결항한 비행 편수 104편을 더하면 힌남노로 인한 결항은 총 117편에 이른다.
목적지별로 제주행 41편 중 11편이 결항했고, 그 외 지역으로 향하는 16편 중에서도 2편이 취소됐다. 김해행 10편은 모두 정상 운항한다.
전국 공항에서는 이날 38편의 국내선 항공편이 운항 취소됐다. 이미 294편은 사전에 결항한 상태다.
제주공항은 이날 오후 2시 이후 모든 항공편이 결항한다. 이를 종합하면 전국 공항에서 출발하는 514편 중 절반이 넘는 332편이 결항됐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태풍 상황에 따라 항공기 결항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항공편을 이용하는 여객은 출발 전 항공기 운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국내 공항은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전국 15개 공항에서는 강풍에 대비해 항공기를 결박하고 배수로와 펌프시설 점검에 나섰다. 기상상황과 운항정보, 체객, 교통시설 등의 상황도 파악 중이다.
바닷길도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9개 항로 모두 운항이 중단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비상 최고단계 대응 태세에 돌입한 제주는 이미 전날부터 여객선 11개 항로 17척 중 한 편을 제외하고 모두 결항했다.
부산은 5일 0시부터 선박 입출항을 전면 금지하는 ‘포트 클로징’을 실시했다.
강원도 강릉 등 동해안 6개 시·군은 어항 내 정박 중인 어선을 인근 항으로 피항하거나 선박 결박을 통해 보호하고 소형어선은 육지로 인양했다.
힌남노는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북동쪽 해상에서 시속 18㎞로 북진 중이다. 중심기압 95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47m ‘매우 강’ 강도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강풍 반경도 430㎞에 이른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소용돌이가 크고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해 위력적이다. 1959년 ‘사라’(951.5hPa), 2003년 ‘매미’(954hPa)를 넘어 역대 국내에 상륙한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힌남노는 6일 0시에 서귀포 남쪽 약 30㎞ 부근 해상을 지나 이날 오전 6시에는 부산 서남서쪽 약 90㎞ 부근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경남 해안에 상륙한 뒤 부산 북쪽의 내륙지역을 지나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