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편의점의 ‘틈새시장 공략’이 통하고 있다. 택배 배달이 중단되는 명절 연휴 동안 편의점 초저가 택배가 흥행하고, 런치플레이션의 영향으로 편의점 도시락이 대세가 됐다. 특정 브랜드 편의점에서만 구할 수 있는 한정판 제품의 인기도 치솟으며 편의점이 주가를 올리고 있다.
4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설·추석 명절 연휴 기간 편의점 CU의 초저가 택배 ‘CU끼리’ 이용 건수는 명절 연휴 전주 대비 2~3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에는 전주 대비 125.3%, 지난해에는 194.5%였고 올해 설에는 231.7%로 가장 높은 신장폭을 보였다. 추석 연휴 동안 신장률을 비교해보면 지난해 추석 연휴 CU끼리 이용 건수는 2020년 추석보다 40배나 증가했다.
GS25 ‘반값 택배’도 비슷한 상황이다. 공휴일 배송이 가능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이용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GS25 반값 택배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배 이상 증가했다.
편의점 택배가 명절 연휴 동안 급증하는 이유는 일반 택배가 일시 중지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편의점 택배는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전국 곳곳의 점포를 오가는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편의점 점포에서 접수한 택배를 또 다른 편의점에서 찾아가는 방식이라 휴무 없이 이용 가능하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디저트, 베이커리 전문점의 빵 가격이 크게 증가하면서 가성비 높고 특색 있는 편의점 빵도 인기다. CU의 ‘연세크림빵’(우유·단팥·초코)은 지난 1월 출시해 누적 판매량 600만개를 넘어섰다. 연세크림빵 3종이 디저트 매출 1~3위를 차지할 정도다.
GS25도 SPC삼립과 협업해 만든 자사 브랜드 브레디크의 크림빵 ‘마리토쪼’가 한 달 만에 30만개 이상 판매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가운데 세븐일레븐에서만 구할 수 있는 ‘디지몬빵’은 출시 일주일 동안 25만개가 팔리며 오픈런과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은 직장인의 점심으로 환영받고 있다. 회사에서 지급하는 식권을 편의점에서 사용하는 사례도 증가 추세다. 모바일 식권 간편결제 서비스 ‘식권대장’에 따르면 지난달 식권대장을 통한 편의점 도시락 등 간편식품 결재액이 지난 1~7월 평균 결제액보다 43%가량 늘었다. 도시락, 김밥, 컵라면 등 편의점에서 간편식품류를 결제한 횟수는 최근 2개월 연속 2만건을 넘어섰다.
이마트24에서는 일반 삼각김밥보다 중량을 약 50% 늘린 ‘더빅삼각김밥’ 매출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문정인 이마트24 간편식품팀 MD는 “런치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알뜰하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