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소용없다… 오키나와 강타한 힌남노 비바람 [영상]

입력 2022-09-04 10:41 수정 2022-09-04 18:22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 시민이 지난 3일 태풍 ‘힌남노’에서 옆으로 부는 비바람을 구부러진 우산으로 막고 있다. AP연합뉴스

강풍을 몰아치는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위력을 우산으로 막을 길은 없다. 힌남노의 영향권에 가장 먼저 들어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비바람이 옆으로 불고 강한 파도가 해안으로 들이쳤다. 오키나와에서 4일 새벽까지 주민 11만명에게 피난 지시가 발령됐고 수천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날 “오키나와전력이 지난 3일 오후 11시까지 미야코지마시, 다라마손, 이시가키시, 다케토미초를 포함한 관내에서 3400여 가구가 정전을 겪은 것으로 집계했다”고 보도했다. 오키나와현 서부 섬에 위치한 지방자치단체 이시가키시, 미야코지마시, 다케토미초는 지난 3일 약 11만명의 주민에게 피난 지시를 발령했다. 피난 지시는 주민 전원에게 안전장소로 대피할 것을 권고하는 조치로, 태풍 5단계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레벨 4’에 해당한다.

일본 본섬인 혼슈섬의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오키나와현, 가고시마현을 왕래하는 항공편은 전날 결항됐다. 아직 힌남노의 영향권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한 이날에도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거나 결항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의 기상 재난 상황을 트위터 계정 ‘어스언컷TV’을 통해 전하는 영국인 제임스 레이놀드는 4일 일본 오키나와 해안으로 들이치는 물결 영상을 공개했다. 제임스 레이놀드 트위터

세계 각국의 기상 재난 상황을 트위터 계정 ‘어스언컷TV’을 통해 전하는 영국인 제임스 레이놀드는 지난 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강풍에 휩쓸려 옆으로 휜 가로수 영상을 공개했다. 제임스 레이놀드 트위터

오키나와 곳곳에서는 옆으로 부는 비바람이 가로수를 꺾고 우산살을 부러뜨리는 순간도 목격됐다. 세계 각국의 재난 상황을 트위터 계정 ‘어스언컷TV’로 전하는 영국인 제임스 레이놀드는 오키나와에서 강풍이 해안으로 올라온 파도를 분무기처럼 흩뿌리고, 가로수 줄기를 활처럼 휘게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7시 힌남노의 중심기압을 95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을 초속 40m, 순간 최대풍속을 초속 60m로 측정했다. 또 오키나와 해상에서 육지로 들이친 물결의 높이가 10m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힌남노는 이제 북상을 계속해 제주도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오전 10시 태풍통보문에서 “힌남노가 오전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32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8㎞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힌남노의 현재 중심기압은 940hPa, 최대풍속은 초속 47m로 관측됐다. 여전히 매우 강한 태풍으로 분류돼 있다.

기상청은 4일 오전 10시 태풍통보문에서 “힌남노가 오전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32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8㎞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 홈페이지

힌남노의 강도는 제주도 서귀포 남남서쪽 약 460㎞ 부근 해상으로 다가올 5일 오전 9시에는 ‘초강력’으로 격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귀포 남남서쪽 180㎞ 앞까지 다가올 같은 날 오후 9시가 되면 힌남노의 강도는 ‘매우 강’으로 내려갈 수 있다. 이때도 최대풍속으로 초속 47m의 바람을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힌남노는 6일 오전 한반도에 상륙한다. 같은 날 오전 9시 부산 북북서쪽 20㎞ 부근 육상에서 강도를 ‘강’으로 내리고 시속 41㎞로 북북동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같은 날 오후 9시 울릉도 북북동쪽 약 440㎞ 부근 해상에서 북동진을 계속한 뒤 7일 오전 9시 일본 삿포로 북북서쪽 약 460㎞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