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 ‘베릴’ 조건희가 4년 연속 롤드컵 진출에 성공한 소감을 밝혔다.
DRX는 3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2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한국 지역 대표 선발전 최종전에서 리브 샌드박스에 3대 2로 이겼다. 이들은 이날 승리로 올해 롤드컵에 LCK 4시드로 참여할 자격을 획득했다.
담원 기아에서 3년 연속 롤드컵 무대를 밟았던 조건희는 팀 이적 후에도 롤드컵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이날 5세트에 숨겨놨던 조커 픽 소라카를 꺼내 팀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 후 그를 만나 짧은 인터뷰를 하고, 픽의 배경을 물어봤다.
-천신만고 끝에 멕시코행 티켓을 따냈다.
“2019년 처음으로 LCK에 데뷔한 이후로 줄곧 롤드컵 진출을 하는 셈이다. 참 신기하다 싶다. 2019년도 올해도 운이 많이 따른 것 같다. 2019년에도 쟁쟁한 팀이 많아 담원 게이밍이 3시드로 출전하게 될 거라곤 예상 못 했었다. 올해도 서머 후반부에 미끄러지면서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전제의 운이 작용한 것 같다.”
-2019년부터 매년 롤드컵에 나서는 건 조 선수의 전 동료들과 ‘쵸비’ 정지훈 정도이니 흔치 않다.
“‘쵸비’ 선수가 매년 다른 팀 소속으로 롤드컵에 진출하는 걸 보면서 정말 잘한다 싶더라. 선발전의 5세트는 ‘이 경기를 지면 시즌이 끝난다’는 압박감 때문에 웬만큼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아니라면 실수를 많이 하기 마련이다. 어제 KT 롤스터도, 오늘 리브 샌박도 5세트에 돌입하자 플레이가 굳은 게 느껴지더라. 나와 ‘데프트’ (김)혁규 형은 경험이 많아 5세트가 유리할 것으로 봤다. 상체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나올까 불안했는데, 도리어 노련하게 잘해주더라.”
-지난 플레이오프에선 패배했던 상대다. 그때와 어떤 차이가 있어서 승패가 바뀌었을까.
“플레이오프 때는 바텀 티어 정리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상대 바텀 듀오의 루시안·나미를 너무 의식했다. 리브 샌박이 선호하지도 않는 픽인데 우리가 ‘섀도복싱’을 해서 패배했다고 복기했다. 안일한 플레이도 문제였다.”
-그런데 오늘은 상대가 루시안·나미 조합을 꺼냈다.
“루시안·나미를 정말 잘 다루는 팀들을 상대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3세트 때 내가 너무 허무하게 죽었다. 조합상 3레벨에 상대보다 밀려야 하는데 욕심을 과하게 부렸다. 4세트 때 똑같은 구도가 나왔는데, 이때는 욕심부리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는 구도 데이터대로 플레이해서 이겼다.”
-막판에 깜짝 픽인 소라카를 꺼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혁규 형이 젠지 고동빈 감독, ‘쵸비’ 선수와 친분이 있어 결승전 후에 바텀 픽이나 구도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것 같다. 나는 작년에 스크림에서 유미 상대로 소나·소라카를 써봤다. 소라카의 성능이 생각보다 준수한데, 유미 상대로는 안 되는구나 싶어서 폐기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