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코앞 제주 한라산 이미 240㎜ 물폭탄…남부 비상

입력 2022-09-04 00:04 수정 2022-09-04 09:48
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법환포구 인근 해상에 거센 파도가 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오는 6일 부산 남쪽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힌남노 전면에 있는 강한 비구름대 영향으로 제주 한라산에 이틀 새 최고 24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한라산 탐방로는 전면 통제됐고, 해상 풍랑주의보로 여객선 운항도 대부분 멈췄다.

제주 전역 강풍주의보…최대 240㎜ 넘게 비 내려
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30분까지 지점별 강수량은 한라산 진달래밭 249㎜, 윗세오름 214㎜, 성판악 181㎜ 등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한라생태숲에 162.5㎜, 서귀포시 가시리 143.5㎜, 태풍센터 141㎜, 표선 137.5㎜, 성산 136.6㎜, 남원에 133㎜의 비가 내렸다.

비뿐 아니라 제주도 전역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제주도 내 항구와 포구에는 어선 2000여척이 대피했다.

제주도는 전날부터 상황별 비상체계를 가동 중인 가운데 제주도교육청은 태풍이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5~6일 각급 학교에 재량휴업, 단축·원격수업 등을 학교장 자율로 결정하도록 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연안 사고 위험예보를 이날부터 ‘주의보’에서 ‘경보’ 단계로 격상하고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해경은 위험 구역에 출입 통제선을 설치하고 물놀이와 낚시 등 연안 활동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부터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풍랑 특보 등이 완전히 해제될 때까지 제주시 해상에서 서핑 등 수상레저활동도 제한된다.

4일 밤 일본 오키나와→ 5일 제주→6일 부산
위성을 통해 바라본 힌남노 이동 경로.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현재 일본 오키나와는 이미 힌남노 직접 영향권에 들어섰다. 힌남노는 4일 밤 오키나와 서쪽 해상을 지나 북상해 제주도도 5일부터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4일 오후 제주도 남쪽 바깥 먼바다에, 5일 제주도에 태풍 특보가 발효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6일 오전 태풍이 상륙할 것으로 전망되는 부산과 경남 남해안도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교육청은 태풍의 직접 영향이 예상되는 5일부터 7일까지 원격수업 전환, 등하교 시간 조정, 임시휴업 등을 학교장 재량으로 해달라고 각급 학교에 권고했다.

3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남창천에서 태풍 '힌남노'의 간접 영향으로 불어난 하천에 빠진 SUV 차량이 하류 쪽으로 떠내려가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이날 많은 비가 내린 울산에서는 오전 10시50분쯤 울주군 온양읍 남창천에서 SUV차량이 떠내려가는 사고도 발생했다. 당시 차량은 하천에 설치된 잠수교를 통해 건너가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차에 타고 있던 2명은 자력으로 탈출했고 차량은 하천을 따라 하류 쪽으로 떠내려갔다.

전남도 역시 전 공무원이 주말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낙과·도복 피해 예방, 양식장·가두리시설 고정 결박, 재난문자 방송, 재난 예경보시설 활용 도민 홍보 활동에 주력했다.

전남도교육청도 태풍 영향으로 일선 학교에 휴업과 단축·원격수업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5~6일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면서 재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