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월간 기준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 시행된 전기차 부문에서도 일단 선전했다. 북미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13만5526대로 지난해 8월보다 17.7%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올해 월간 최다 판매량이자 역대 8월 기준으로 최다 기록이다. 또한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올해 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반면 도요타(-9.8%)와 혼다(-37.7%), 마쯔다(-6.7%), 스바루(1.5%) 등 현재까지 실적이 공개된 다른 완성차 업체는 평균 판매실적이 지난해보다 8.6% 줄었다. 재고 부족 등으로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미국 시장에서 두루 부진한데 따른 것이다. 그만큼 현대차그룹 판매량은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이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선전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1만4903대의 친환경차를 팔았는데, 지난해 8월보다 79.3% 증가한 수치다. 기아는 전용 전기차 EV6의 선전으로 지난해 8월보다 151.3% 증가한 6270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현대차 친환경차 판매량은 48.4% 늘어난 8633대였다.
미국 내 보조금 지급 문제가 논란이 된 전기차도 103.9% 급증한 4078대가 팔렸다. 8개월째 지난해 동기 대비 세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하이브리드차도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HEV, 스포티지 HEV 등의 인기로 1만807대(72.4% 증가)가 판매됐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