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소비자물가, 상당 기간 5∼6%대 지속”

입력 2022-09-02 11:45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2일 오전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 부총재보는 회의에서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5.7%)은 7월(6.3%)보다 상당 폭 낮아지며 6%를 하회했다”며 “이는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당시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석유류 오름폭(7월 35.1%→9월 19.7%) 축소는 전체 물가상승률을 0.7%포인트 가량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어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7월 3.9%→8월 4.0%)은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다소 확대됐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외식 상승률(8.8%)은 1992년 7월(9.0%)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가공식품(8.4%)도 2011년 12월(8.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향후 물가 경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국제 유가 추이, 기상 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유가의 경우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잠재해 있지만, 러시아·유럽 갈등 고조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을 반영하는 개인서비스 물가도 상당 기간 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100)로 전년 동기보다 5.7% 올랐다. 지난 5월(5.4%) 이후 3개월 만에 5%대 상승률로 내려 앉았지만 가공식품, 공업제품 가격과 개인서비스 오름세가 지속되고 농축수산물 상승폭도 확대된 상황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