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수품 가운데 배추·무 등 가격이 높은 농산물의 공급을 추가 확대한다. 명절 성수기 수요가 물가를 자극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배추·무, 양파·마늘, 감자 등 전년 대비 가격이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의 비축물량을 활용해 추석 직전까지 약 4000t 규모를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추석 성수품의 평균 가격을 지난해 추석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20대 성수품 공급 규모를 사상 최대 규모인 23만t(평시 대비 1.4배)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 차관은 “이달 초 추석 성수품 장보기가 집중되는데 대비해 8월 말까지 누적 16만7000t을 선제적으로 공급해 당초 계획했던 15만9000t 대비 105%를 공급했다”며 “추석 기간에 역대 최대 규모인 65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농·축·수산물 할인쿠폰도 8월 말까지 283억원(43.5%)이 집행되는 등 정상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전용 코너 등을 신설해 할인쿠폰 활용을 촉진하고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유통채널별 할인쿠폰 예산을 재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는 추석 성수기 농수산물 등에 대한 수요가 물가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7% 올라 7개월 만에 전월 대비 상승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농산물 가격은 상승 폭을 키우며 고공행진 중이다. 농산물 상승률은 10.4%로 지난해 6월(11.9%)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배추(78.0%), 오이(69.2%) 파(48.9%) 등 채소류가 27.9% 올라 2020년 9월(31.8%)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방 차관은 “당면한 명절 성수기 수요 확대와 향후 국제 원자재 가격의 향방 등이 잠재된 물가 불안 요인”이라며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물가·민생의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모든 정책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