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수심리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침체하면서 매수자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갭투자와 ‘영끌’ 문의가 끊이지 않았던 서울 외곽 지역과 경기도 인천까지 공급이 넘치고 수요가 없는 상황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5주차(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8로 지난주(82.9)보다 1.1 포인트 떨어졌다. 2019년 7월1일 조사(80.3)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올해 들어 지난 5월 이후 17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시장의 수요-공급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다. 0~200까지 기록될 수 있는데, 100을 기준선으로 이보다 낮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걸 의미한다. 이 수치는 지난해 11월 100 아래(99.6)로 내려가기 시작한 이래 32주 연속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매매가 몰렸던 서울 외곽 지역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 등이 포함돼 이른바 ‘노도강’이라고 불리는 동북권이 74.9로 가장 낮았다. 마포구와 은평구, 서대문구가 포함된 서북권(75.7)과 도심권(77.2), 서남권(87.3), 동남권(88.7) 등 전 지역이 내림세였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3.7로 지난주 84.3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2019년 6월 83.0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도(84.8)와 인천(83.3)도 매주 매수심리가 더 얼어붙고 있다.
서울은 전반적으로 낮지만 5개 권역 중 노원·도봉·강북 등이 포함된 동북권이 74.9로 가장 낮았다.
매수심리 위축 속에 시장에는 매물이 점점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대기 물량은 6만1670건으로 6개월 전 4만8099건에 비해 28.2% 늘어났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