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재현?’ 초강력 힌남노 북진…제주→전국 ‘비·돌풍’

입력 2022-09-02 09:19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의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중심부 기압이 역대 최고 수준인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대만 남동쪽 해상에서 북상을 시작한 가운데, 제주도와 남해안에 돌풍을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겠다.

2일 현재 제주도 남동부에는 시간당 10~20㎜씩 비가 쏟아지고 있다. 북쪽 고기압에서 내려오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들어오는 따뜻한 수증기가 만나 형성된 비구름대 영향으로 제주·전남남해안·경남해안 곳곳에 일요일인 4일까지 많은 비가 오겠다.

제주와 남해안 시간당 강수량이 각각 50㎜ 내외와 30㎜ 내외에 이를 때가 있겠으니 비 피해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 집중호우와 함께 돌풍과 천둥·번개도 예보됐다. 2일 아침부터 제주 곳곳에 순간풍속 시속 70㎞ 이상 강풍이 불고 있는데, 오후 들어서는 남해안에도 이런 강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도 2일 아침과 저녁 사이 비가 내리겠다. 비는 점차 확대돼 토요일인 3일에는 제주와 남해안에 더해 새벽과 낮 사이 남부지방 전체에, 아침부터 낮까지 충청 남부에, 낮부터 밤까지 강원 영동중부·강원 영동남부·경상 동해안에 가끔 비가 올 전망이다.

일요일인 4일엔 전국적으로 비가 오겠다. 4일 비는 새벽 수도권·강원영서·충청에서 시작해 아침 대부분 지역으로 범위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2~3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 100~200㎜(많은 곳 300㎜ 이상), 전남남해안과 경남해안 50~100㎜, 경북남부·전남(남해안 제외)·경남내륙 10~60㎜, 강원영동·경북북부·충청남부·전북 5~30㎜다.

태풍 ‘힌남노’는 2일 오전 3시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580㎞ 해상을 지나 시속 4㎞ 정도로 느리게 북상을 시작했다. 힌남노는 현재 중심기압 925hPa로 ‘매우 강’ 세기인데 해수면 온도가 높은 동중국해를 지나면서 다시금 ‘초강력’으로 강해지겠다. 태풍의 강도는 ‘중-강-매우 강-초강력’ 등 4단계로 분류한다.

힌남노는 오는 6일 오전 3시 제주도 서귀포시 동남쪽 60㎞ 해상을 지나고 부산 앞바다를 통과해 7일 오전 3시 독도 북동쪽 320㎞ 해상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예상 경로대로면 사실상 전국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이때 예상 중심기압은 945hPa, 최대 풍속은 초속 45m 수준으로 사람이나 커다란 돌이 비바람에 날아갈 수 있을 정도의 세기인 ‘매우 강’ 강도다. 2003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954hPa, 최대 풍속 초속 60m)에 육박하는 위력이어서 각별한 대비가 요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세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직·간접적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시설물 관리와 침수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