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1일 호남 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죽고자 하면 산다”고 말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SNS에서 ‘수년간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나왔다’는 태그를 단 게시물을 쏟아내며 검찰에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더 나은 민주당 만들기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면서 “여러분들이 준 표 하나하나가 더불어 함께 사는 대동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죽을 힘을 다하겠다. ‘죽고자 하면 산다’는 것처럼 ‘사즉생’의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호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자식 같은 존재”라며 “좀 잘해주면 좋겠는데 왜 자꾸 엇나가는지, 기대에 못 미치는지, 혼내고도 싶고, 회초리도 들어서 훈계하고 싶을 것이다. 자식 같은, 마음에 꽉 차지는 않으나 천륜으로 어쩔 수 없는 자식을 둔 부모의 느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산으로 갈지 들로 갈지 결정되는 이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맡겨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깊은 책임감으로 사즉생의 정신으로 보답하겠다”고 거듭 ‘사즉생’을 강조했다.
이 대표의 적극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에서는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들은 이날 트위터에서 ‘#이재명_수년간털고_먼지하나안나와’라는 태그를 단 글을 쏟아내며 이 대표 관련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2일 새벽 이 태그는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고, 오전 4시30분 기준 4만9000개가 넘는 관련 게시물이 만들어졌다.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먼지도 안 나오니까 소환해서 망신이라도 주고 싶나” “정치보복 중단하라” “정치검찰”이라며 분노를 터뜨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조준해 ‘#김건희를_소환하라’ ‘#김건희를_수사하라’는 게시물도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김 여사를 언급하며 “누구는 조사 한 번 안 하고 무혐의를 때리는데 발언하나 꼬투리 잡아서 허위사실로 소환하는 검찰 현실에 탄식이 나온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런다고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이상현)는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공표)혐의로 고발된 이 대표에게 오는 6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 대표가 지난해 국정감사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개발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 국토부가 성남시 공무원들에게 용도 변경을 압박했다’고 한 발언,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인 지난해 12월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수사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몰랐다”고 한 발언 등을 검찰은 허위 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의 측근인 김현지 보좌관이 이 대표에게 “백현동 허위사실공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김문기 모른다고 한 것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다”며 “전쟁입니다”라고 보낸 문자 메시지가 국회 사진기자단에 포착되기도 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검찰이 터무니없는 이유로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며 “검찰 공화국의 정치보복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