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소속 헬기, 이례적 공중 충돌…육군 “사고조사 착수”

입력 2022-09-01 18:06
육군 부대에서 훈련 중이던 수리온 헬기 2대가 1일 공중에서 충돌해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수리온(KUH-1) 헬기 모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제공

육군 부대에서 훈련 중이던 수리온 헬기 2대가 공중에서 충돌해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일부 탑승자가 부상을 당했다.

1일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16분쯤 경기도 포천의 한 훈련장에서 기동훈련을 하던 수리온 헬기 2대가 저고도에서 충돌한 후 비상착륙했다.

사고 당시 헬기 2대는 이달 중순 열리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22)’ 행사에서 선보일 공중강습 작전 시범을 위해 병력이 줄을 타고 지상으로 하강하는 ‘패스트 로프’ 훈련을 하던 도중, 공중에서 꼬리날개끼리 부딪친 것으로 전해졌다.

헬기 간 공중 충돌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일정 지역에 다수 병력을 내려놓아야 하는 공중강습 작전 특성상, 헬기가 간격을 좁히는 과정에서 충돌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중충돌한 헬기 2대 중 1대는 지상에 비상착륙했지만, 나머지 1대는 착륙 과정에서 옆으로 넘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에는 1대당 9명씩 총 18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1명이 머리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현재까지 민간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비상 착륙한 헬기 동체도 심하게 손상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부상 당한 인원은 인근 군병원으로 후송해 치료 중”이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나머지 탑승자들에 대해서도 전원 정밀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육군은 항공사령관을 위원장으로 육군본부와 항공사령부, 국군의무사령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중앙항공기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마지막 날에 군이 민간 행사 동원에 대비한 기동훈련을 실시하다 사고가 벌어진 것과 관련해 논란이 예상된다. 연합훈련 기간 도중 민간행사 시범을 위한 예행연습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은 육군 예비역 단체인 육군협회가 매년 주최하는 방위산업 전시회다. 민간 행사이지만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이 참석하고, 육군이 동원돼 기동·화력 시범을 보인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