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기국회 첫날인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검찰 공화국의 정치 보복”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 대표 측에서는 “전쟁이다”라는 격한 반응도 터져 나왔다. 윤석열정부의 첫 정기국회는 여야의 정면충돌로 시작됐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 측에 출석요구서를 보내 “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해 달라”고 통보했다.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각각 수사 중인 이 대표의 2가지 허위 발언 의혹에 대해 같은 날 한 곳에서 순차 조사를 하겠다는 통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취지로 허위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경찰은 최근 기소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 핵심 관계자인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언론 인터뷰를 한 것도 허위 발언이라는 의혹이 있었다. 지난 대선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는 오는 9일이다.
이 대표는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을 예정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 당의 입장은 검찰의 소환 통보 자체가 터무니없는 정치 보복이라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검찰에 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의원도 “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에 나간 전례가 없다”며 “검찰이 기소할 것이 분명하니 법원에 가서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소환 통보 관련 보좌진의 문자메시지를 보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대표를 보좌해온 김현지 보좌관은 “백현동 허위사실 공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김문기 모른다 한 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이 제1야당이자 169석 원내 1당의 당대표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하면서 그 충격파는 고스란히 국회에 전달됐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김건희 여사가 ‘권력을 잡으면 경찰이 알아서 할 것’이라더니, 경찰은 물론 검찰까지 나서서 야당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윤석열 검찰 공화국의 정치 보복에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표는 반드시 검찰의 소환에 응해 성실히 조사에 임해야 한다”면서 “검찰도 한 치의 의구심이 남지 않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공격 수위를 높여 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표 소환 통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노 코멘트”라면서 더 이상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최승욱 이경원 정현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