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소환 통보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 사이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포털사이트 기사를 공유하고 이 대표에게 우호적인 댓글 작성과 공감 클릭을 독려하는 등 집단 여론전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1일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는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의 브리핑이 전해진 뒤 수천개의 글이 쏟아졌다. 주로 여권과 검찰을 성토하고 이 대표를 두둔하는 내용이다.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현지 보좌관(전 경기도청 비서관)이 이 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발언을 인용한 “전쟁이다”라는 제목의 게시글도 다수 올라왔다.
카페 회원들은 “우리가 이 대표를 지켜야 한다” “분명한 정치 보복이다” “윤석열정부의 충견을 자처하는 검찰에 맞서자” “이제 촛불을 들 때다” “우리 이장님을 건드리지 마라” “검찰 공화국과의 전쟁” 등 분노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이 카페는 이 대표의 2030세대 지지층이 주로 모여 있는 곳으로 개딸들의 온라인 활동 본거지로 꼽힌다. 이 대표의 대선 패배 다음 날인 지난 3월 10일 개설돼 현재 회원 수는 23만명에 육박하고, 70만개 이상의 글이 게시된 곳이다.
이 대표는 자신을 ‘재명파파’로 칭하며 직접 대표격인 ‘이장’을 맡고 있다. 대선이 끝난 뒤 한동안 공개 활동을 자제할 때도 이 대표는 이 카페에서만큼은 지지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왔다.
특히 이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이 대표의 요구처럼 직접 목소리를 내며 온라인 여론전에 주력하는 것이다.
예컨대 이 대표가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는 기사를 공유한 뒤 이 대표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고 ‘공감’을 클릭하는 식이다. 반대로 이 대표에게 비판적인 댓글이 달리면 ‘비공감’을 유도해 상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일부 극렬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제기된 의혹을 부각하는 등 공격적인 댓글을 작성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 회원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에 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쓰기도 했다.
실제로 이 카페에 공유된 포털사이트 기사의 상당수는 이 대표를 비호하며 검찰을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도 검찰 소환 소식에 발칵 뒤집혔다. 이날 당원 게시판은 정치 보복 성격이 짙다는 의견으로 뒤덮였다. 이 대표의 극렬 지지자로 추정되는 당원은 “검찰 독재가 돼가고 있는 지금,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선 우리가 강경한 대응을 보여야 한다”고 적었다. 이 외에도 민주당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현)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된 이 대표 측에 오는 6일 출석해 조사를 받도록 통보했다. 검찰이 소환 통보한 사건은 이 대표의 ‘백현동 특혜 의혹’ 발언과 관련된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 사건 등이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지난해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