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여가면서 영화 속 림철령처럼 여유가 생겼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겨 가장으로서 더 열심히 살면서 가정을 꾸려나가게 될 것 같다. 배우로선 그런 점들이 연기에 묻어나면 좋겠다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
오는 7일 개봉하는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북한 형사 림철령 역을 맡은 배우 현빈이 1일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공조2’는 ‘창궐’ 이후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전편 ‘공조’(2017)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후속작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현빈은 “전편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고, 저도 그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며 “‘공조’보다 속편이 재밌지 않다면 만들 필요가 있을까, 출연진이 바뀐다면 이름뿐인 속편 아닐까 걱정도 했다. 다행히 코미디나 액션이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됐고 배우들도 그대로 출연한다고 하기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전편에서 복수심과 경계심으로 가득 차 있던 림철령은 ‘공조2’에서 많이 달라졌다. 두 번째 온 남한, 다시 만난 강진태(유해진)를 림철령은 편하게 생각한다. 능청스러운 모습마저 보인다. 강진태의 아내가 대출빚 이야기를 하며 “우리 집은 은행 것”이라고 말할 때 “우리 집도 내 것이 아니라 당의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 강진태의 딸이 방탄소년단 얘기를 할 때 “나는 조선소년단 출신”이라며 개인사를 털어놓는 장면에선 의도치 않은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북한전문배우’라는 별명도 생겼다.
그는 “연달아 북한 인물을 연기하게 될 줄 몰랐다. ‘공조’에 이어 ‘사랑의 불시착’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이렇게 됐다”면서 “평양말에 한해서는 북한말이 익숙해졌다”며 웃었다.
강진태의 처제 민영(임윤아)과의 분위기도 전편과 달라졌다. 민영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면서 전편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림철령의 모습도 보여준다.
현빈은 “윤아씨는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노력형 배우다. 그의 첫 영화였던 ‘공조’가 좋은 평가를 받아 같이 한 동료 입장에서 좋았다”며 “이번 영화에서 민영의 역할이 커지고 새롭게 보여드려야하는 부분이 있어 고민이 많았다. 역할을 잘 소화하고 만들어가는 것 같아 오랫동안 지켜보고 싶은 후배”라고 칭찬했다.
새로운 빌런 장명준(진선규)이 등장하면서 액션의 긴장감은 커졌다. 영화 후반부에서 장명준과 싸우는 고공 액션은 열흘 넘게 촬영했다. 전편의 ‘휴지 액션’ 뒤를 잇는 현빈의 ‘(짬뽕 국물 듬뿍 바른) 파리채 액션’은 벌써부터 화제다.
현빈은 “촬영은 힘들었다. 림철령이 기둥 하나에 기대있고 주변에서 총알이 빗발치듯 날아오면서 파편들이 터지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NG를 내면 안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힘들었지만 성취감이 있었다”며 “파리채 액션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오징어, 양파같은 짬뽕 건더기가 날아가는 모습을 더 강조했으면 더 재밌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공조2’는 배우 손예진과의 결혼 이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현빈은 “아내가 응원을 많이 해 준다”며 “아이가 생긴 것은 큰 축복이고 감사할 일이다. 얼굴을 마주할 날을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빈은 올 하반기 임순례 감독의 영화 ‘교섭’ 개봉도 앞두고 있다. 그는 “‘교섭’이 먼저 작업한 작품인데 개봉을 더 오래 기다리고 있다”며 “‘공조2’와는 완전히 다른 영화다.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