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국 전기차 보조금 ‘제외’ 한·미 논의 테이블 올라갈 사안”

입력 2022-09-01 16:34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하와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1일 한국산을 비롯해 수입 전기차에 세액공제(보조금)를 주지 않는 내용을 담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한·미 안보실장) 양자간 논의가 진행될 때 우리 국익 관철을 위해 테이블에 올라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에게 IRA 관련 당부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미·일 안보수장은 윤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숙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실장은 미국 하와이의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참석차 31일 밤 출국했다.

김 실장은 인천 공항 출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IRA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네 아무래도 경제안보 사안으로 우리가 보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양자회담 계기에 IRA도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회의에서 담대한 구상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 해놓은 상태에서 미국과 일본의 공조 하에서 북한이 이것을 수용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을 지에 대해서 논의를 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1일(한국시간)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70분간 한·일 양자 안보실장 회의를 진행한 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도 90분간 별도 양자 회의를 했다.

김 실장은 설리번 보좌관과의 회의에서 IRA와 관련해 한국 측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2일(한국시간)에는 한·미·일 3자 안보실장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IRA 문제 논의를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정부 대표단은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의 덜레스 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오르면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의 관련 부처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공동 협의 창구를 제안했으며 미국 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부대표단의 안성일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우리의 상황과 기업 입장, 국회 분위기, 한국민들의 정서 등을 잘 전달했고, 미 측은 그 심각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정부 대표단은 미 무역대표부(USTR), 상무부, 재무부, 국무부 등 관련 부처를 모두 방문했으며, IRA가 입법 사항인 만큼 상원 수석전문위원도 만났다고 한다.

안 실장은 특히 대표단이 USTR를 방문했을 때 백악관 당국자들도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도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그들도 이 문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우리의 우려를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