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투자한 질병청장, 논란 일자 전량 매각

입력 2022-09-01 15:16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1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이 통과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이해충돌 논란을 빚은 다수의 바이오업체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당초 인사혁신처로부터 직무관련성 여부 심사 결과가 나온 뒤 처분이나 백지 신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즉각 처분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의 질타를 받은 지 하루 만이다.

질병청은 1일 “백 청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바로 처분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공감했다”며 “이에 따라 다음 날인 31일 보유한 바이오 주식을 신속하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인사처의 직무관련성 심사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관보에 게재된 보유 주식 전체는 이번 매각과 관련 없이 인사처 직무관련성 심사가 계속 진행된다”면서 “백 청장은 인사처에 심사청구를 철회·취소 요청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지난 26일 관보를 통해 공개된 ‘재산공개자 재산등록사항’을 보면 백 청장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총 6억1800만원어치의 증권을 보유했다. 상당수는 SK바이오사이언스 30주, SK바이오팜 25주, 바이텍메드 166주, 신테카바이오 3332주 등 바이오 기업 주식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백 청장을 향해 바이오 주식 보유분의 직무관련성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보유한 주식 중 바디텍메드는 현재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어 직무관련성이 높다는 비판을 받았다.

백 청장은 지난 30일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 같은 논란에 “주식 취득 문제로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송구한 마음”이라며 “정보를 활용해 투자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바이텍메드과 관련한 비판에 대해선 “바이텍메드가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은 저도 기사를 보고 처음 접한 내용”이라며 “(인사처가) 처분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그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 매입 시기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월부터 정부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시점과 겹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선 “자문을 하는 기간이 아니라 지난 3월에 매입한 것으로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