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숨쉬기 힘들어 인공 심폐장치인 에크모(ECMO)를 단 중증 코로나19 환자라도 호흡이나 근력 등 재활 치료를 조기에 받으면 일상 복귀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재활 치료를 받은 후 에크모 적용 기간이 5.9일 단축된 환자 사례를 다룬 국내 의료진의 연구논문이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서지현 교수팀은 ‘60대 코로나 격리 환자의 에크모 착용 중 재활 치료에 대한 증례 연구’를 국제 학술지 ‘국제 재활연구(IJRR)’ 최근호에 발표했다.
에크모는 심장이나 폐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고 약물이나 인공호흡기 등 다른 치료로도 회복되지 않을 때, 사용하는 기계 순환 보조 장치다. 코로나19 감염 후 호흡 곤란이나 심인성 쇼크, 중증 심부전 등을 앓는 중증 환자들이 주로 활용한다.
에크모 치료 중이더라도 신경근육 약화를 예방하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동안 감염 위험성 등 이유로 코로나19 격리 환자의 에크모 재활은 적극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이대목동병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재활의학과, 흉부외과, 내과가 협업해 에크모를 시행 중인 환자 가운데 의식이 있는 환자에 대해 포괄적 재활 치료를 진행했다.
연구의 대상이 된 63세 코로나 환자는 1형 당뇨병과 만성 콩팥병을 갖고 있었으며 지난해 9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원 후 심각한 호흡 곤란을 겪어 고산소투여 치료와 함께 에크모를 착용했고 이후 재활 치료를 병행했다.
그 결과 평균적으로 13.9일 시행하는 에크모 적용 기간이 8일로 단축됐다. 특히 중환자실 입실로 움직이지 못하거나 코로나 감염으로 근력이 손실되면서 신체기능 저하를 겪는 부작용을 호전시켜 일상생활 복귀가 앞당겨졌다.
서지현 교수는 1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중환자 비율도 또 다시 늘고 있다. 환자들의 조속한 기능 회복을 위해 감염력이 있는 시기부터도 적극적 재활 치료를 시행한다면 예후 향상에 큰 도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은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호흡 재활 및 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